NYT "13억 중국이 월드컵에 못나온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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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13억 명에 이르는 중국이 '지구촌 잔치' 월드컵 축구대회 본선에 좀처럼 오르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중국은 지금까지 한국과 일본이 나란히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 출전했던 2002년 한일 월드컵에 한차례 본선에 올랐으나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 한 골도 못 넣고 9골을 내주며 3패를 당해 탈락한 경험을 갖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일(한국시간) 인터넷판에 중국 축구가 이처럼 부진한 이유를 분석한 기사를 실어 관심을 끌고 있다.
NYT는 이 기사에서 "중국인은 전통적으로 월드컵 축구의 열광적 팬들이다. 한국과 그리스의 경기를 시청한 사람이 2400만 명에 이르고 단일국가로는 월드컵 시청자가 가장 많은 나라다. 그러나 북한도 진출한 월드컵 본선에 중국은 올해도 나가지 못했다"며 중국 전문가들에게 중국 축구 부진의 원인을 질문했다.
이에 대해 쉬궈치 홍콩대 교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 출전한 나라들의 인구를 다 더하면 15억 명인데 비해 중국만 13억 명이다. 그중에서 (축구를 잘하는) 11명이 없어 월드컵에 나가지 못한 셈"이라며 "미국은 축구 인기가 별로 없는데도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만 중국은 축구 팬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인데도 그 반대"라며 한탄했다.
쉬교수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수준급 축구 선수 자원이 부족한 것이 가장 큰 이유"라며 "축구 경기를 보고 즐기는 것은 좋아하지만 직접 선수로 나서거나 자신의 아이들을 축구 선수로 키우는 것에 소극적"이라고 분석했다.
수전 브로넬 미국 미주리대 교수는 중국 스포츠 육성 시스템의 문제를 짚었다.
브로넬 교수는 "중국 남자축구는 최근 20년간 거의 발전이 없었다"며 "중국의 스포츠 육성 시스템이 올림픽 메달 종목 위주로 아주 어릴 때부터 특수한 훈련을 통해 성과를 내는 쪽으로 치우치다 보니 축구처럼 어느 정도 성장한 뒤에 기량이 발휘되는 종목에서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중국에서 외국 자본을 들여와 아마추어 축구 네트워크를 만들었던 로완 시몬스는 "베이징에만 10만 명의 축구 서포터스들이 있다. 축구 관련 조직만 잘 갖춰 이들을 관리한다면 '인구'라는 중국 최고의 강점을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쉬궈치 교수는 "중국 선수들이 월드컵 경기장에서 당당한 모습을 보이는 것보다 달나라에 가는 것이 빠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경제팀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