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이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서울 강남권 단지에서 3.3㎡당 2000만원을 넘는 곳이 늘고 있다.

27일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가 뽑은 '주요 평형대 전세가 상위 단지' 자료에 따르면 전셋값이 비싼 아파트는 교육여건이 좋고 교통 및 쇼핑 등이 편리한 강남구 대치 · 도곡 · 삼성 · 역삼동과 서초구 반포동 등에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수요층이 두터운 114~116㎡(30평형대)의 경우 상위 15곳의 전셋값이 5억~7억6000만원으로 집계됐다.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의 경우 7억6000만원으로 3.3㎡당 2235만원이나 됐다. 반포동 반포자이(6억4000만원),도곡동 타워팰리스1차 (5억7500만원),대치동 대치아이파크(5억7500만원),도곡동 도곡렉슬(5억6500만원),역삼동 래미안그레이튼(5억2500만원) 등도 전셋값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서울지역 평균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 5월 기준으로 3.3㎡당1799만원 수준"이라며 "강남권 인기 주거지역 전셋값은 서울 강북의 아파트를 충분히 매입할 수 있는 수준으로 뛰었다"고 말했다.

143~148㎡(40평형대) 상위 전세가격은 7억~9억5000만원 수준이었다. 래미안퍼스티지는 9억원으로 3.3㎡당 2045만원으로 계산됐다.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 대치아이파크 등은 8억원대,도곡동 타워팰리스1차 · 대치동 롯데캐슬리베 등은 7억원대에서 전세가격이 형성됐다.

81~86㎡(20평형대) 상위 전셋값은 3억5000만~5억2000만원대다. 레미안퍼스티지 · 반포자이 · 도곡렉슬 외에 동부이촌동 한강자이 · 역삼동 개나리푸르지오 · 역삼동 개나리래미안 등도 상위권에 랭크됐다. 삼성동 힐스테이트2단지 59㎡(17평형)는 2억4500만원으로 3.3㎡당 2450만원에 이른다.

부동산컨설팅업체인 나비에셋의 곽창석 사장은 "강남권 아파트는 대부분 완공 20년을 넘어 살기 불편하기 때문에 새 아파트의 인기가 높다"며 "부동산시장 전망을 불투명하게 보는 부유층의 일부가 고가의 전세를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