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국내 주식형펀드의 순유출액이 1조6000억원대로 늘어나는 등 펀드 환매세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3일 국내 주식형펀드(상장지수펀드(ETF) 제외)에서는 2342억원이 순유출됐다. 22일 3570억원이 빠져나간 이후 이틀 동안 6000억원 가까운 뭉칫돈이 환매된 것.이달 들어 순유출 규모는 1조6649억원으로 한 달이 채 안 되는 기간에 지난달 순유입액(1조7114억원)에 육박하는 금액이 고스란히 빠져나갔다.

펀드 환매 추세는 주가가 1700선을 돌파하면서 규모를 더 키웠다. 코스피지수가 1700선에 근접했던 지난 15일(1150억원) 이달 들어 처음으로 1000억원이 넘는 순유출이 일어난 이후 한 달 반 만에 1700선을 넘어섰던 16일(1125억원)부터 본격적으로 환매가 늘기 시작했다.

17일부터는 3거래일 연속으로 2000억원이 넘게 빠졌으며 22일에는 3000억원대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지속적인 순유출로 인해 올해 국내 주식형펀드 누적 순유출입액은 6조876억원으로 6개월 만에 6조원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1700~1750 사이에 있을 때 펀드에 들어온 돈은 거의 모두 환매됐지만 그 이상의 지수대에서 들어온 자금이 아직 많이 남아 있어 주가가 계속 오를 경우 환매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1750~1800선에서 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3조1288억원으로 이 중 본전을 회복하고 빠져나간 자금은 1434억원(4.6%)에 불과하다. 배성진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1750을 돌파하면 대기하고 있던 자금들이 빠져나가기 시작해 환매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펀드 환매 자금이 자문형 랩상품,직접투자 등으로 몰리고 있어 대량 환매가 코스피지수 상승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조완제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자문형 랩 상품이나 주식 직접투자로 옮겨가고 있는 추세가 뚜렷해 주식시장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예전처럼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