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AK면세점 영업을 둘러싼 롯데호텔과 신라호텔의 법적 다툼이 자존심을 건 전면전으로 번지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신라호텔 경영진은 AK면세점과 관련한 롯데호텔의 소송 건에 대해 최근 회사 법무팀에 "꼭 이겨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가 다른 회사와 법정 분쟁을 시작하면서 필승의지를 보인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이번 소송은 지난 11일 신라호텔이 롯데호텔 및 롯데DF글로벌(옛 AK면세점)을 상대로 '인천공항 내 영업을 금지시켜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인천지방법원에 제출하면서 시작됐다. "한 그룹 계열사 두 개가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을 할 수 없도록 한 규정 위반"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신라호텔은 국내 최고 수준의 변호인단을 구축해 법정싸움을 준비 중이다. 신라호텔은 법무법인 광장에 사건을 맡겼다. 반면 롯데호텔은 광장과 함께 업계 2위를 다투는 태평양에 맡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태평양은 공정거래팀장인 오금석 변호사와 금호종금의 뉴욕 AIG빌딩 매입을 자문한 조정민 변호사 등 '에이스'를 투입할 방침이다. 두 기업간 분쟁이 양대 로펌 간 경쟁양상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원래 큰 소송에서는 승소를 격려하곤 한다"고 밝혔다.

현재 면세점 분야에서 롯데는 46.5%,신라는 27.6%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지만 롯데가 8.9% 점유율을 가진 AK 인수를 확정지으면 55.4% 대 27.6%가 된다. 롯데면세점은 신격호 회장의 맏딸인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이 사실상 경영을 맡고 있다. 신 사장은 "일단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지켜본 뒤 적절한 대응을 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도원/오상헌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