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44년 만에 만난 포르투갈의 벽을 넘지 못해 16강 탈락이 확정됐다.

북한은 21일 오후(한국시간) 남아공 케이프타운 그린포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G조 2차전에서 포르투갈에 0-7로 완패했다. 이로써 북한은 조별리그에서 2전 전패,남은 코트디부아르와의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탈락했다.

월드컵에 첫 출전한 1966년 잉글랜드대회 8강에서 포르투갈에 3-5로 역전패했던 북한은 44년 만에 설욕을 노렸지만 실력차를 극복하지 못한 채 무너졌다. 반면 코트디부아르와 1차전에서 비긴 포르투갈은 북한을 제물 삼아 승점 4를 확보,조 2위로 올라서 사실상 16강 티켓을 눈앞에 뒀다. 포르투갈은 브라질과 3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자력으로 16강에 오를 수 있고 브라질에 져도 코트디부아르가 북한을 큰 점수차로 이기지 못하면 16강 티켓을 거머쥔다.

북한은 전반 초반 위협적인 중거리슛을 날리며 선전했으나 29분 메이렐레스에게 선제골을 빼앗겼다. 후반은 포르투갈의 일방적인 경기였다. 후반 8분 시마 사브로사의 골을 시작으로 11분 우구 알메이다,15분 티아구 멘데스,36분 리에드손,42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그리고 종료 직전인 44분 티아구 멘데스의 골이 북한의 골망을 흔들었다. 역대 월드컵 본선에서 가장 큰 점수차가 난 것은 9골이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 출전한 한국은 당시 세계 최강 헝가리를 맞아 0-9로 참패했다. 이 기록은 아직 깨지지 않고 이후 타이 기록만 두 번 더 나왔다. 1974년 독일 월드컵에서 콩고민주공화국이 유고슬라비아에 역시 0-9로 졌고,1982년 스페인대회 때는 엘살바도르가 역시 헝가리를 상대로 무려 10골이나 내주며 1골밖에 만회하지 못해 9골 차로 무릎을 꿇었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