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낙훈 기자의 현장속으로] "컴퓨터 앞에 앉아 1년에 닭 70만마리 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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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웨이 자동화 닭농장
사료·물·습도 '최적환경' 구현…인터넷 연결 24시간 원격관리
양계 2개동 관리 직원 단 1명
사료·물·습도 '최적환경' 구현…인터넷 연결 24시간 원격관리
양계 2개동 관리 직원 단 1명
통상 농업 · 축산업 · 어업 등을 1차산업이라고 한다. 그러나 경북 의성의 닭농장에 가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첨단 산업의 결집체임을 한눈에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경북 의성군 사곡면 음지리.중앙고속도로 남안동 인터체인지에서 30분 정도 동남쪽으로 달리다보면 야산으로 둘러싸인 시골이 나온다. 근처엔 파란 마늘밭이 펼쳐져 있고 군데군데 모를 낸 논이 보인다. 이곳 야산 밑에 영농조합법인 표준농장(대표 이규덕)이 자리잡고 있다. 부지 1만3200㎡에 길이 140m,폭 13m의 닭을 키우는 육계사(育鷄舍;broiler house) 2개동이 있다.
육계사 1개동에선 4만5000마리의 병아리가 닭으로 자라고 있다. 모두 9만마리의 닭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40~45g짜리 갓 부화된 병아리는 한 달 만에 1.5~1.7㎏의 어미 닭으로 자란다.
이곳의 특징은 완전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정밀 계사 환경관리장치(Micro Climate Controller)'와 '실시간 생육 감시시스템(Real-time Production Monitoring System)'이 설치돼 있기 때문이다. 전기 전자 제어 공조 컴퓨터 기계 및 센서 관련 기술이 종합된 장치다.
이 시스템의 모니터에는 사료섭취량,물소비량,내 · 외부온도,습도,히터가동률,환기율, 이산화탄소량 등이 실시간으로 수치와 그래프로 나타난다. 이들 환경이 요구조건에 맞는지도 판단할 수 있게 해 준다. 최적 조건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는지를 보여주며 편차를 벗어날 경우 즉각 조절할 수 있게 한다. 이를 통해 닭의 생육에 알맞은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
이 농장은 이 지역 출신의 김성남 할아버지(74)가 혼자 관리한다. 사료와 물공급 등 모든 업무가 자동화돼 있어 가능한 일이다. 시스템 통제는 김씨 할아버지가 담당하기도 하지만 경기도 용인에 있는 팜웨이(사장 박찬호 · 58) 본사에서도 이뤄진다. 인터넷만 연결돼 있으면 어느 곳에서나 24시간 실시간으로 원격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시스템은 팜웨이가 덴마크의 스코브(Skov)사의 제품을 설치한 것이다. 박 사장은 "스코브는 정밀 계사 환경관리장치 및 실시간 생육 감시시스템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업체"라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서울고와 서울대 축산학과를 나와 세계적인 사료 및 곡물업체인 퓨리나와 카길에서 근무한 뒤 1997년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 그는 "한국형 축산업 발전모델을 만들고 싶었다"고 창업배경을 밝혔다. 사료 비즈니스를 하면서 덴마크 네덜란드 스위스 영국 미국 등지의 축산농가를 수없이 방문한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고.
박 사장은 "한국의 기후는 사계절이 뚜렷하고 일교차가 심해 축산업에 적합하지 않은데 스코브 제품은 정밀 제어가 가능해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뒤 이를 국내 100여 농장에 공급했다.
시스템 공급 후 농가를 대상으로 기술지도만 담당해왔으나 직접 농장을 운용함으로써 시스템을 더욱 발전시키고 점차 이를 국산화하기 위한 것이다.
박 사장은 "이 시스템은 45일 주기(30일 동안 양계 및 15일 동안 청소 및 소독)로 한 사이클이 완성돼 1년에 최대 8번 양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론적으론 한번에 9만마리, 1년에 최대 72만마리의 닭을 키울 수 있는 셈이다. 그는 "이 시스템을 한국실정에 맞게 표준화시킨 뒤 축산에 관심을 갖는 퇴직자를 위해 제공할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고 강조한다. 박 사장은 "축산을 실무적으로 가르치고 사업모델도 제공할 수 있는 교육기관도 세워 축산 꿈나무를 육성하겠다"는 포부도 갖고 있다.
의성(경북)=nhk@hankyung.com
경북 의성군 사곡면 음지리.중앙고속도로 남안동 인터체인지에서 30분 정도 동남쪽으로 달리다보면 야산으로 둘러싸인 시골이 나온다. 근처엔 파란 마늘밭이 펼쳐져 있고 군데군데 모를 낸 논이 보인다. 이곳 야산 밑에 영농조합법인 표준농장(대표 이규덕)이 자리잡고 있다. 부지 1만3200㎡에 길이 140m,폭 13m의 닭을 키우는 육계사(育鷄舍;broiler house) 2개동이 있다.
육계사 1개동에선 4만5000마리의 병아리가 닭으로 자라고 있다. 모두 9만마리의 닭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40~45g짜리 갓 부화된 병아리는 한 달 만에 1.5~1.7㎏의 어미 닭으로 자란다.
이곳의 특징은 완전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정밀 계사 환경관리장치(Micro Climate Controller)'와 '실시간 생육 감시시스템(Real-time Production Monitoring System)'이 설치돼 있기 때문이다. 전기 전자 제어 공조 컴퓨터 기계 및 센서 관련 기술이 종합된 장치다.
이 시스템의 모니터에는 사료섭취량,물소비량,내 · 외부온도,습도,히터가동률,환기율, 이산화탄소량 등이 실시간으로 수치와 그래프로 나타난다. 이들 환경이 요구조건에 맞는지도 판단할 수 있게 해 준다. 최적 조건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는지를 보여주며 편차를 벗어날 경우 즉각 조절할 수 있게 한다. 이를 통해 닭의 생육에 알맞은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
이 농장은 이 지역 출신의 김성남 할아버지(74)가 혼자 관리한다. 사료와 물공급 등 모든 업무가 자동화돼 있어 가능한 일이다. 시스템 통제는 김씨 할아버지가 담당하기도 하지만 경기도 용인에 있는 팜웨이(사장 박찬호 · 58) 본사에서도 이뤄진다. 인터넷만 연결돼 있으면 어느 곳에서나 24시간 실시간으로 원격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시스템은 팜웨이가 덴마크의 스코브(Skov)사의 제품을 설치한 것이다. 박 사장은 "스코브는 정밀 계사 환경관리장치 및 실시간 생육 감시시스템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업체"라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서울고와 서울대 축산학과를 나와 세계적인 사료 및 곡물업체인 퓨리나와 카길에서 근무한 뒤 1997년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 그는 "한국형 축산업 발전모델을 만들고 싶었다"고 창업배경을 밝혔다. 사료 비즈니스를 하면서 덴마크 네덜란드 스위스 영국 미국 등지의 축산농가를 수없이 방문한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고.
박 사장은 "한국의 기후는 사계절이 뚜렷하고 일교차가 심해 축산업에 적합하지 않은데 스코브 제품은 정밀 제어가 가능해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뒤 이를 국내 100여 농장에 공급했다.
시스템 공급 후 농가를 대상으로 기술지도만 담당해왔으나 직접 농장을 운용함으로써 시스템을 더욱 발전시키고 점차 이를 국산화하기 위한 것이다.
박 사장은 "이 시스템은 45일 주기(30일 동안 양계 및 15일 동안 청소 및 소독)로 한 사이클이 완성돼 1년에 최대 8번 양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론적으론 한번에 9만마리, 1년에 최대 72만마리의 닭을 키울 수 있는 셈이다. 그는 "이 시스템을 한국실정에 맞게 표준화시킨 뒤 축산에 관심을 갖는 퇴직자를 위해 제공할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고 강조한다. 박 사장은 "축산을 실무적으로 가르치고 사업모델도 제공할 수 있는 교육기관도 세워 축산 꿈나무를 육성하겠다"는 포부도 갖고 있다.
의성(경북)=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