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석유회사 BP가 멕시코만의 하루 유출 기름 중 3분의 2가량을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20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BP는 "엔지니어들의 노력 덕에 하루 유출 추정량의 약 3분의 2를 회수하기 시작했다"며 "계획대로 오는 8월 초까지 기름 유출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감압 유정 굴착 공사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해안경비대에 따르면 멕시코만에선 현재 하루 약 3만5000배럴의 원유가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BP는 이달 초부터 해저 유출 지점에 차단 캡을 설치해 원유 회수량을 하루 2만5000배럴 가까이 끌어올리며 회수율을 높이고 있다.

FT는 이 같은 성과가 '파산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위기에 빠진 BP에 청신호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BP는 지난 16일 피해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을 우려한 오바마 정부의 요구에 따라 200억달러(약 24조원)의 피해보상기금을 내놓기로 합의했다. 또 올해 3분기와 4분기에 주주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이 여파로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18일 BP의 신용등급을 Aa2에서 A2로 세 단계 낮췄다. 앞서 피치도 BP의 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투자부적격'등급보다 2단계 높은 BBB로 6단계나 하향 조정했다.

한편 토니 헤이워드 BP 최고경영자(CEO)가 영국에서 자신의 요트가 참여한 요트 경기를 관전한 것으로 알려져 구설수에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헤이워드 CEO는 19일 영국 와이트 섬에서 열린 요트 경기에 참석,자신의 요트 '밥(Bob)'이 경기하는 모습을 가족과 함께 지켜봤다. 이에 대해 리처드 셸비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은 "오만함의 극치"라며 "요트는 (멕시코만에서) 기름을 걷어내는 데 써야 한다"고 비판했다.

BP에 우호적이었던 텔레그래프 등 영국 언론들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