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기업들은 향후 가장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에너지 자원 분야에 더 많이 투자해야 합니다. "

캘리포니아 공무원 퇴직연금(캘퍼스 · CalPERS)의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지낸 러셀 리드 C체인지인베스트먼트 대표는 1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1980년대 이후 30년 만에 에너지와 자원 투자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밝혔다.

캘퍼스는 1932년 출범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연기금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3월 말 기준 자산 규모는 2102억달러로 국민연금(4월 말 기준 294조원)에 이어 세계 5위(북미지역 1위)다. 리드 대표는 2008년 6월 말까지 2년간 캘퍼스의 자금운용을 담당했다. 그는 이 기간에 투자대상을 신재생에너지 등 대체투자 부문으로 다각화해 기금수익률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리드 대표는 "1980년대에는 미국과 전 세계 주식시장 상장사의 3분의 1이 에너지 관련 회사였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6.5%로 대폭 줄어들었다"며 "이는 20여년간 이 분야에 아무런 투자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0년대에는 정보기술(IT)과 헬스케어 등이 성장산업으로 여겨졌지만 앞으로는 다르다"며 "지금 우리는 다시 에너지와 자원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리드 대표는 "성장기업,가치 있는 기업의 기준은 자본을 잘 끌어들이는 기업"이라며 "에너지 · 자원 관련 기업들은 지금 상당한 규모의 자본 투자를 받고 있으며(re-capitalized) 그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에너지산업의 성장성을 뒷받침하는 요소로 아시아 지역의 성장과 기후변화 대응 필요성을 꼽았다. 리드 대표는 "아시아 지역의 에너지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20년간 10조달러의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며 "에너지 부문 신규 수요의 3분의 2가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에서 창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인도는 대부분의 주에서 전력 수요의 50%밖에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리드 대표는 또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녹색성장 부문에서도 △신재생에너지 등 그린 인프라 구축 △청정기술 개발 △건물 리모델링 등을 통한 에너지 효율성 증대 등 3가지 부문에서 투자 기회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에 따라 앞으로 에너지와 자원 부문 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는 원유 등 상품에 대한 직접투자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현물투자는 상품의 '가격'에 대한 투자일 뿐 (실제로 수익을 낼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생산 · 분배 방식과 관련돼 있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