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정부가 산업 · 자원 분야에서 장 · 차관급 협력 채널을 가동한다. 세계 시장에서 과도한 경쟁을 피하자는 취지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과 나오시마 마사유키 일본 경제산업성 대신은 지난 17일 도쿄에서 만나 양국 장관이나 차관이 위원장을 맡는 '산업자원위원회' 설치에 합의했다. 기존에 국장급 또는 과장급 실무채널로 가동되던 에너지 전자상거래 조선 철강 표준 전략물자 등 각 분과위원회는 모두 산업자원위원회 산하에 두기로 했다.

산업 · 자원 정책에서 양국 간 고위급 협력 채널이 성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 장관과 나오시마 대신은 "한 · 일 양국이 세계 시장에서 지나친 경쟁을 지양하고 협력을 통한 상생을 위해 정부 간 협력 채널을 격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산업자원위원회는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연 1회 개최되며 분과별 회의는 현안이 있을 경우 수시로 열릴 예정이다.

양국은 또 유통 산업의 공동 발전을 모색하기 위해 '한 · 일 유통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단기적으로는 조달 분야 인적 교류를 통해 유통시장에 대한 상호 이해를 높이고 중장기적으로는 한 · 일 공동 조달을 통해 세계시장에서 구매력을 높일 계획이다.

지경부는 이와 함께 부품 · 소재 부문에서 심각한 대일(對日)무역적자를 줄이고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는 국내 부품 · 소재 전용공단을 활성화하기 위해 일본 현지에서 대규모 투자설명회를 개최했다. 지난 16일 오사카,18일 도쿄에서 열린 투자설명회를 통해 일본 코스모석유로부터 1억달러,츠바키모토체인으로부터 2500만달러의 투자 약속을 이끌어냈다.

코스모석유는 현대오일뱅크와 합작으로 충남 대산에 석유화학 제품 생산 공장을 건립하기로 했다. 현대자동차 납품업체인 쓰바키모토체인은 부산 · 진해 경제자유구역의 부품 · 소재 전용공단에 입주할 예정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한국은 지난해 부품 · 소재 분야에서 513억달러의 무역흑자를 냈지만 일본과는 201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며 "일본 기업으로부터의 투자 유치를 통해 무역 역조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