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한국 증시는 최근 단기 상승에 따른 부담으로 숨고르기 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코스피 지수가 지난달 남유럽발 재정위기로 인해 급락했던 하락분을 상당부분 만회한 가운데 추가적인 상승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들어 코스피 지수는 66포인트 넘게 뛰면서 심리적 저항선으로 작용했던 1700선을 회복했다. 그러나 반등에 따른 부담으로 현 시점에서 추가 상승 동력이 될 모멘텀(상승요인)이 마땅치 않다는 진단이다.

그러나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프리어닝시즌에 돌입하면서 기업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와 함께 코스피 지수의 하방경직성은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따라서 실적과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수급 등을 고려한 선별적 투자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지난 17일까지 5거래일 연속 순매수 기조를 이어간 외국인의 관심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스페인이 35억유로 규모의 국채를 성공적으로 발행했다는 소식은 남유럽발 재정위기 우려를 추가적으로 누그러뜨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17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은 이날 투자심리에 다소 부담 요인이 될 전망이다.

미국 제조업 경기를 반영하는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의 6월 제조업지수는 8.0으로 지난달(21.4)보다 크게 하락, 시장 예상치인 20을 밑돌았다.

고용지표 상황도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6월 12일 기준)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47만2000건으로 전주 대비 1만2000건 늘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는 45만건이었다.

노동부가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역시 전월 대비 0.2% 하락, 2008년 12월 이후 가장 크게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증시는 기술주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나타나 소폭 오름세로 장을 마쳤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날보다 0.24% 상승한 1만434.17로 장을 마쳤다. S&P500 지수는 0.13%, 나스닥 종합지수는 0.05% 상승 마감했다.

◆ 우리투자증권 "차별화를 고려한 종목선정이 중요한 시점"

우리투자증권은 업종·종목별 차별화를 고려한 종목선정의 중요성이 다시 커지는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이 증권사 박성훈 애널리스트는 "코스피 지수가 1700선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업종(종목)별 차별화가 심화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2분기 실적전망이 상향되고 있는 운송,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및 부품, 화학, 음식료 및 담배 등의 업종 내에서 실적전망, 밸류에이션, 가격메리트, 수급 등 네가지 기준을 감안해 유망종목을 선별해 나가는 것이 코스피 지수 1700선 위에서도 초과수익을 높일 수 있는 매매전략"이라고 밝혔다.

업종별로 화학, 항공, 자동차, 화장품 업종 등이 전고점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비금속광물, 전기가스, 통신, 보험 업종은 오히려 주가가 뒷걸음질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화학업종 내 호남석유와 SK에너지, 철강금속의 고려아연과 포스코, 해운의 한진해운과 STX팬오션 등 같은 업종 안에서도 주가가 차별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대형주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코스피 지수가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4월26일보다 주가가 높아진 종목이 44%에 달하고, 당시 PER(주가수익비율) 수준을 웃도는 종목수의 비율도 40%에 달하고 있다는 것이 박 애널리스트의 분석이다.

이러한 종목별 움직임에 비춰 최근 일부 낙폭과대주들의 반등에도 불구하고, 실제 시장을 이끌고 있는 것은 실적 전망과 밸류에이션, 수급여건 등에서 차별적인 메리트를 안고 있는 업종 및 종목들이라고 진단했다.

◆ 신한금융투자 "코스피 1700 돌파 부담스럽다…실적주로 대응"

신한금융투자는 코스피 지수가 부담스러운 수준에 올라와 있어, 실적주 위주로 압측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국내증시가 코스피지수 1700선 고지까지 올라선 상황에서 선택의 기로에 도달했다"며 "하지만 장기 저항선을 뚫을 수 있는 환경의 조성은 부족해 보인다"고 판단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9월 이후로 몇 차례 일시적인 이탈을 제외하고는 줄곧 1600~1700의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는 "현재 기대요인과 부담요인들이 공존하고 있지만 기대요인들을 앞세워 9개월 동안의 저항선을 돌파하기란 쉽지는 않아 보인다"며 "수출주를 중심으로 실적개선 요인은 주가의 사상최고가 경신 과정에서 상당 부분 반영되어 있고, 실적보다는 수급과 기대감을 앞세운 주도주들은 단기성 자금의 한계로부터 자유롭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또 "불안정한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유로존 문제나 국내 금리인상 논란의 확대에 따른 불확실성 부담을 감안하면 당장에 눈높이를 올리기는 부담스럽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김 애널리스트는 추가 상승의 눈높이는 낮추고 실적호전주 중심의 압축적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업종별로는 2분기 실적개선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될 여지가 남아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항공, 해운, 조선 등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 부국證 "강한 반등 지속되기 어려워…선별적 접근"

부국증권은 단기적인 관점에서 코스피 지수의 강한 반등세가 지속되기 어려울 전망이라며 기존 주도주와 이익전망치 개선이 진행되고 있는 종목 중심의 선별적 접근 전략을 권했다.

이 증권사 엄태웅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는 현 시점에서 안도 이상의 접근은 이르다고 판단한다"며 "달러화 강세, 유럽 국가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 등으로 이전과 같이 강도 높은 외국인 순매수가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최근 빠른 속도로 진행된 증시 반등에 따른 부담으로 코스피 지수 1700선에서의 공방이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유럽발 재정위기 악재가 증시에 선반영된 측면이 크고, 프리어닝시즌에 대한 기대가 고조될 전망이어서 코스피 지수의 하방경직성은 이어질 수 있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당분간 대내외 경제지표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라며 "IT,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와 이익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항공, 가전, 화학 등 양호한 실적이 기대되는 종목 중심으로의 선별적인 접근은 유효할 전망"이라고 조언했다.

◆ 한양증권 "환율·금리 우호적…외국인 매수업종 공략"

한양증권은 환율, 금리 등 가격변수가 외국인 투자자 수급에 우호적인 상황이라며 외인 매수 업종을 공략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이 증권사 김지형 애널리스트는 "대다수 해외증시가 기술적 반등 영역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것과 달리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급락분을 거의 만회하고 박스권 상단인 1750 선을 향해 순항 중"이라며 "수급 주도력을 쥐고 있는 외국인의 행보가 가장 중요한데 당분간 매수 우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원·달러 환율변수를 고려할 때 원화자산 매력이 높아 환차익이라는 부가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금리 측면에서도 캐리트레이드가 활성화될 수 있는 요인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다음주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선진지수 편입 이벤트가 예정돼 있다는 점 역시 편입 여부와 관계없이 외국인 수급에 우호적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 매수가 집중되는 업종에 관심을 갖는 전략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5일간 업종별 매매동향에 비춰 외국인 매수유입이 두드러진 전기전자, 철강금속, 화학, 운수장비 등의 업종을 관심업종으로 꼽았다.

한경닷컴 오정민·김다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