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일본 민주당 체제에서 미국과 일본 간 동맹관계는 긴장상태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가 지난해 9월 '동아시아 공동체'를 주창하며 미국과 동등하게 하겠다고 공언하면서부터다. 그는 오키나와의 미 해군 기지를 대체할 만한 새로운 시설을 세우겠다는 약속도 했다.

그의 공약은 양국 간 외교정책을 혼란에 빠뜨렸고 반 정부적인 움직임도 일어나게끔 했다. 결국 하토야마식 외교 노선은 미국과 일본 간 관계악화를 자초했다. 정치자금 문제도 일격을 가했지만 결정타는 후텐마 기지이전 건이었다. 이 문제만은 바로잡겠다고 공언했지만 이전 자민당 정부와 미국이 체결한 원안대로 가닥이 잡히면서 연정 파트너였던 사민당이 등을 돌렸고 지지율은 곤두박질쳤다.

하토야마의 후임인 간 나오토 신임 총리는 외교와 안보 정책에서 이렇다 할 업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전임자의 정책적 오류를 바로잡으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취임 첫 주에 그는 미 · 일 동맹을 자국 외교정책의 '주춧돌'이라고 지칭했다. 후텐마 기지이전 문제도 바로잡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상하이 엑스포 방문도 취소한 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났다. 또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 협력과 무역 증진을 위한 노력에 일조할 것이며,이 과정에서 미국이 주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이러한 긍정적인 신호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석학들은 오바마 행정부에 하토야마 전 총리의 잔재를 털어버리라고 충고한다. 워싱턴 정가는 '전략적인 인내'를 내세우고 있는데,양국 동맹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정권 때와 달리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난다.

미 · 일 동맹을 핵심으로 한 일본의 외교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나 부분적인 수정은 가해질 전망이다. 미 · 일 동맹을 중심으로 한 기본 외교노선을 유지하되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외교정책에 들러리를 서기보다는 긴밀하면서도 대등한 미 · 일 관계 재구축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과 일본은 태평양 지역의 균형과 안정을 위해 새로운 대안을 구축해야 한다. 일본 정부는 중장기 국방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이 정책은 안보 분야에서 미국을 비롯해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국 정부는 미 · 일 안보조약 50주년을 기념하는 11월 아시아 지역에 대한 보다 명확한 미래 비전을 내 놓을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경제적인 협력 관계도 등한시해서는 안된다. 파트너십 조항을 통해 무역 자유화를 추구해야 한다. 또한 양국 간의 모든 정책들은 상호 민주적이면서도 지속 가능한 기조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

양국 정부는 오키나와에 있는 미 공군 기지에 관한 주둔비용 재협상 문제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인도양의 미 군함에 대한 일본 자위대의 급유 활동 중단과 같은 문제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노력은 양국 간 관계 회복을 추구하기 위한 발걸음이다. 외교 정책 궤도의 불확실성을 없애기 위한 간 총리의 행보는 시작됐다.

마이클 그린 美 조지타운대 교수 / 정리=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THE WALL STREET JOURNAL 본사 독점전재

◇이 글은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선임보좌관을 지낸 마이클 그린 조지타운대 교수가 "Mr.Kan can fix U.S.-Japan ties(간 나오토 총리는 미국 · 일본 간 동맹을 바로잡을 수 있다)"라는 제목으로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글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