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포츠 마케팅] (3) 비자, 월드컵 파트너 됐더니 대회기간 매출 16억弗 'UP'
2010 남아공월드컵의 결제 부문 공식 파트너는 비자카드다. 2014년까지 국제축구연맹(FIFA)의 파트너 권리를 따낸 비자카드는 벌써 남아공 전역에 1만7700개의 금융자동화기기(ATM)를 설치했다. 월드컵 개막 전까지 새로운 고객으로 확보한 현지 사업가도 12만명을 넘어섰다. 올해 월드컵 특수로 남아공을 찾는 신규 여행객은 40여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이 쓰는 돈은 1인당 평균 4000달러.줄잡아 16억달러의 신규 매출이 생기는 것이다.

여기에 FIFA가 집행하는 예산과 금융상품 운용 부문까지 합치면 비자카드의 월드컵 효과는 천문학적인 수치로 뛰게 된다. FIFA의 매출은 지난해 10억달러를 넘어섰다. 특유의 '비밀 경영' 때문에 돈의 흐름이 다 드러나지 않는 상황에서 공식적으로 알려진 매출만 10억5900만달러다. 총지출은 8억6300만달러,순이익은 1억9600만달러다.

디 듀타 비자 아시아태평양마케팅 총괄은 "FIFA가 금융 부문에 대한 독점권을 최대한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있다"며 "월드컵 같은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는 인지도 향상뿐만 아니라 신규 고객 창출의 최고 수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못해도 투자 대비 10배 효과는 보장된다"고 덧붙였다.

비자는 올 2월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도 대어를 낚았다. 개막 첫날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 비자카드를 이용한 지출금액이 전년 동월 대비 46%나 늘어난 것이다. 비자는 이에 앞서 올림픽 경기장과 부대시설에 올림픽용 특수 ATM망과 판매시점정보관리(POS) 단말기 800여개를 설치했다. 이것이 모두 매출로 직결된 것이다.

월드컵을 비롯한 글로벌 스포츠 마케팅은 이처럼 엄청난 수익을 가져다 주는 황금 어장이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무형 자산까지 합치면 효과는 몇 배나 더 커진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현대차 비자 아디다스 등 FIFA 공식 파트너들이 투자 대비 10~20배의 경제효과를 거둘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오갑진 경동대 스포츠마케팅학과 교수는 "월드컵은 공개적으로 스포츠 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 가장 큰 '축구장'"이라며 "규모나 관심 측면에서 세계 최고인 만큼 파트너의 위상과 가치가 덩달아 뛰는 스포츠 메커니즘의 대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스포츠 마케팅] (3) 비자, 월드컵 파트너 됐더니 대회기간 매출 16억弗 'UP'
◆현대차 유럽 점유율 내년 4%대 기대

남아공에 차량 800여대를 지원 중인 현대차는 남아공월드컵에서 A보드 광고권과 FIFA 로고 사용권 등을 갖고 있다. 현대차 측은 올해 자동차 판매량을 지난해보다 11%가량 늘어난 350만대로 예상하고 있다. 축구 열기가 뜨거운 유럽 시장에서의 '월드컵 밴드왜건 효과(편승효과)'를 반영한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2.4%였던 유럽 자동차시장 점유율이 올해 3%대로 상승하고 내년에는 4%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차는 월드컵 대표팀 선수 중 만 21세 이하의 최고 유망주를 선정하는 '베스트 영 플레이어 어워드'에 단독 후원사로 참여,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계획이다. 박상우 현대차 해외마케팅팀 과장은 "최대 스포츠 이벤트인 월드컵의 공식 후원사로서 현대차의 위상이 크게 부각될 것"이라며 "공식차량 제공 등을 통해 현대 · 기아차는 글로벌 메이커로 이미지가 향상되고 수조원의 광고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114만명이 경기장을 찾고 전 세계 80억명(UEFA 추정치)이 TV 중계를 본 유로 2008 대회에서도 2조원을 웃도는 미디어 노출 효과를 거뒀다. 박 과장은 "당시 본사 스포츠마케팅 담당자의 임무가 해외 법인에 이벤트 하라고 '푸시'하는 일이었다"고 말한 뒤 "갈수록 월드컵 때의 마케팅 효과가 확실해지면서 최근에는 해외 법인에서 먼저 '축구공 보내달라''판촉물 보내달라'고 난리"라고 말했다.

◆'고맙다 월드컵'

1978년부터 공식 스폰서로 나선 코카콜라는 FIFA와 '월드컵 역사'를 함께 써 온 동반자다. 오랫동안 인연을 맺어 온 만큼 매출이나 브랜드 이미지 측면에서 가장 성공적인 파트너십으로 꼽힌다. 코카콜라는 유엔 가입국(192개국)보다 많은 전 세계 220여개국에 진출할 정도로 모르는 소비자가 없다. 구남주 한국코카콜라 부장은 "월드컵은 코카콜라가 젊고 역동적이며 글로벌 선두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끊임없이 되새기게 해주는 최고의 비즈니스 파트너"라고 말했다.

월드컵은 축구 유니폼과 용품의 최대 마케팅 장이기도 하다. 프랑스 아르헨티나 스페인 등 12개 후원국 중 한 곳이 우승할 경우 아디다스가 얻는 경제효과는 수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2006년 독일월드컵을 후원한 아디다스는 독일 대표팀 유니폼 150만장을 포함해 총 300만장의 유니폼을 판매하는 등 축구 용품 매출이 12억유로로 전해보다 30% 늘었다. 1974년부터 2006년까지 아디다스 유니폼을 착용한 월드컵 본선 진출국은 93개국에 달한다. 정희윤 스포츠산업경제연구소 소장은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가 관심을 끌 경우 후원사의 스포츠마케팅 효과는 엄청나게 높아진다"며 "글로벌 기업들이 계속해서 메가스포츠 이벤트에 관심을 갖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요하네스버그(남아공)=임원기/김진수/강유현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