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이후 구조조정에 주력해왔던 일본 자동차업계가 올해부터 연구 · 개발(R&D) 부문을 다시 대폭 확대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차량 기술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혼다와 닛산 등 일본 자동차 기업 7개사가 올해 책정한 R&D 비용이 전년보다 8% 늘어난 2조엔에 달하며,매출 대비 비율도 약 4.5%로 역대 최고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9일 보도했다. 이들 회사의 R&D 비용이 증가세로 돌아선 건 2007년 이후 3년 만이다.

혼다의 경우 올해 R&D 부문에 전년 대비 8% 늘어난 5000억엔을 투자한다. 특히 하이브리드카 분야의 매출 대비 R&D 비용 비율은 20~3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R&D 비용을 전년보다 12% 줄였던 닛산은 올해엔 작년 삭감 비율만큼 다시 늘려 전기자동차 개발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도요타도 R&D 확충을 통해 '프리우스' 등 하이브리드카 모델의 세계 판매 규모를 전년의 2배 수준인 100만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또 2012년엔 전기자동차 시장에도 신규 진출할 예정이다. 도요타는 기술 협력 차원에서 지난달 말 미국 전기차 벤처업체 테슬라자동차와 손을 잡았다.

일본 자동차회사들이 이처럼 R&D 부문 확장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차세대 친환경차의 수익성이 과거 가솔린 차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아울러 미국과 유럽 등 외국 자동차회사들의 신규 진입이 늘어남에 따라 시장 사수를 위해 기술력을 한층 더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