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항공주들이 나로호 발사를 앞두고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정부가 나로호 발사를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밝혔음에도 성공 가능성에 대한 불안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8일 코스닥시장에서 우주항공 관련주들은 일제히 급락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공동으로 액체연료 로켓을 개발 중이며 이번 나로우주센터 발사체 관련 설비를 제작하고 있는 한양이엔지는 8.60% 급락한 8500원에 마감했다. 항공우주연구원의 소형 위성 발사체 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비츠로테크도 7.40% 급락,닷새 연속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쎄트렉아이 역시 6.37% 하락한 2만9400원에 거래를 마쳐 사흘 연속 약세를 이어갔다. 이 회사는 발사체 2단 로켓 양 측면에 장착돼 비행상태를 송수신하는 카메라 장치와 발사체 모듈 일부를 담당하고 있다.

이들 우주항공주는 나로호 발사 시점이 다가오면서 지난달 하순부터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지만 이달 들어 성공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며 조정을 받기 시작했다.

실제로 나로호는 지난 7일 예정보다 5시간 늦은 오후 9시께 발사대에 세워지면서 9일로 잡혀 있는 발사 일정이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날도 개장 직후 주가가 하강곡선을 그리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제2차관 주재로 개최한 회의에서 나로호를 예정대로 발사키로 했다고 밝히면서 낙폭이 줄었지만 상승 반전에는 실패했다.

특히 이날 우주항공주에는 개인투자자 간 손바뀜이 활발하게 일어난 것으로 관측된다.

개인들의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을 통해 매수세와 매도세가 활발하게 유입된 데서 잘 드러난다. 강문성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1차 발사 때를 돌이켜 보면 우주항공주들의 주가는 발사 직전에 오히려 빠졌다"며 "이런 경험 때문에 개인들이 서둘러 차익을 실현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임상국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나로호 발사의 성공 가능성을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매물을 또 다른 개인들이 받아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 연구위원은 그러나 "단기적인 테마에 편승한 종목들은 주가 변동폭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