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이 해외에 진출할 때 비용이 들더라도 궁극적으로는 법인 인가를 받으려고 하죠, 지점 형태로는 영업에 제약이 많기 때문인데요, 반대로 우리나라에 들어온 해외 은행들은 꼭 법인을 고집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왜 그런지, 신은서 기자가 보도합니다. 총 자산 24조원, 전국적으로 11개 영업점을 보유하고 있는 HSBC은행. 자산 규모상으로는 웬만한 지방은행보다 크지만 법상으론 외국은행의 한국 지점으로 분류됩니다. 국내 은행이 되려면 법인을 설립하거나 국내 은행을 인수해야 하는데 두 방안 모두 실행이 녹록치 않기 때문입니다. 금융당국은 은행 구조조정이 활발했던 지난 10년간 신규 법인 인가를 내주지 않았습니다. 대안은 국내 은행 인수로 HSBC은행은 제일은행과 외환은행 등의 인수에 나섰지만 번번히 고배를 마셨습니다. 그런데 불과 몇 년 전까지 적극적으로 M&A 시장에 뛰어든 것과 달리 최근 HSBC은행의국내 영업 기조에 변화 조짐이 일고 있습니다. HSBC는 외국은행 지점 형태가 수익을 올리는데 유리하다며 애써 느긋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매튜 디킨 행장은 "SC나 씨티그룹이 국내 은행을 인수하면서 출혈이 컸던 것으로 안다."며 "외환은행이나 금융사 인수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 고 밝혔습니다. 또 "현재 안정적인 이익을 취하고 있는 만큼 법인 설립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외은 지점의 경우 법인 형태의 은행보다 규제 강도가 덜합니다. 법인 설립에 필요한 자본금의 1/30만 있어도 지점 승인을 받을 수 있고 외환유동성에 대한 규제도 적용되지 않습니다. 시중은행이 매년 금융감독원의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반해 외은 지점의 경우 짧게는 2-3년, 길게는 5-6년 주기로 점검를 받습니다. 다만 금융채 발행이 제한되고 지점을 새로 열 때마다 인가를 받아야 하지만 실제적인 걸림돌은 안 된다는게 금융권의 해석입니다. 외국 은행들의 금융채 발행 수요 자체가 많지 않은데다 지점 인가 요건도 까다롭지 않기 때문입니다. 외은 지점 설립은 1곳이 원칙이지만 HSBC은행은 이미 10곳 이상의 지점을 오픈해 37개 외은지점 중 유일한 기록을 세우고 있습니다. HSBC는 올 1분기 1천억원 넘는 순익을 거둬 외국계 은행인 씨티나 비슷한 규모의 시중은행보다도 많은 돈을 챙겼습니다. 결국 은행 못지 않게 몸집을 불려 수익을 올리면서도 규제가 덜한 사각지대를 십분 활용하고 있는 셈입니다. WOW-TV뉴스 신은서입니다. 신은서기자 esshi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