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1월 설립된 서우실업(대표 이동기)은 초창기 제수밸브 · 계량기 보호통 등을 생산할 때만 해도 동종 업체와 견주어 덩치나 내실 면에서 더 나을 게 없었다. 그러나 몇 해 지나지 않아 국내시장 점유율을 50%로 끌어올리며 업계의 절대강자로 부상했다. 국내 상수도업계의 대표주자로 우뚝 선 서우실업의 성공 뒤엔 끊임없는 변화와 노력으로 기업 체질을 바꿔나간 이동기 대표의 뚝심과 끈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주력 제품인 주철 상수도관 이탈방지압륜은 이런 발상의 산물이었다. 수돗물이 정수장에서 집까지 공급되는데 쓰이는 주철 상수도관의 가장 큰 단점은 구부러진 부분의 이음새에서 수압의 영향으로 누수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음새에 설치되는 이탈방지압륜은 이런 누수를 막기 위해 고안됐다.

결벽에 가까운 이동기 대표의 제품에 대한 완벽성은 제품개발에 그치지 않고 업그레이드로 이어졌다. 한번 시공하면 반영구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에 제품 내진설계를 적용해 업그레이드시켰다. 상수도관의 내진설계는 국내 최초이자 지금까지도 경쟁자가 없다. 대부분 상수도관 시공에 이 회사 제품이 채택되면서 일약 업계 선두자리에 올려 놓았다. 특히 2007년 1월 개발한 이중날 경사체결식 이탈방지압륜은 이듬해 신기술실용화촉진대회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면서 이탈방지압륜에 대한 규격화의 기준이 됐다.

수도계량기와 밸브 보호통에도 이 대표의 노력이 스며있다. 이 제품은 강도 높은 주철함에 바닥을 재생 플라스틱으로 제작한 것이 특징이다. 10여년 전부터 비닐하우스의 폐비닐이나 빵봉지 등을 재활용한 재생 플라스틱을 자체 생산해 2005년에는 환경마크인 GR(그린 리사이클)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또 이중 뚜껑을 채택해 자동차들이 지나다녀도 보호통 안에 흙이 들어가지 않도록 보완했다. 특히 보호통에 콘크리트를 양생하는 타사 제품과 달리 출하단계에서부터 콘크리트 일체형으로 제작돼 시공시간은 물론 시공비도 35%가량 절감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를 통해 회사는 KS,ISO 9001 등 품질 규격과 NEP(신제품 인증) 등 성능 인증을 받았다. 또 특허 · 실용신안 · 의장등록 등 55개의 산업재산권 보유와 함께 8년 넘게 신기술 벤처기업 인증을 받았다. 정부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육성사업에 따른 이노비즈기업으로도 선정됐다.

경영체질 개선에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4년 전부터 업무순환제도를 도입했다. 관리와 영업직의 교류를 통해 결원이 생기더라도 해당업무의 공백을 막기 위한 시도였다. 이 제도가 정착되면서 직원들의 회사 업무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 인력운용의 효율화라는 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있다.

최근 회사의 최대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분야가 사업다각화다. 이탈방지압륜 등 기존 제품의 매출 신장세가 이제 한계에 이르렀다는 자체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제품의 최대 수요처는 상수도 시공사업인데,전국 광역시의 경우 이미 상수도 보급률이 95~98% 수준인 데다 최근 국내 인구마저 감소 추세에 들어가 수요량 급감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회사는 우선 상수도에서 하수도로 사업영역을 확대 중이다. 우수로 오수로 농수로 등에 쓰이는 재활용 플라스틱 관의 기성품을 최근 선보였다. 이 제품은 기존 주철제품에 비해 내부식성이 월등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사용된 플라스틱관은 추후 재활용할 수 있어 환경친화적이라는 것도 자랑이다. 이와 함께 국내 상하수도 시장의 민영화와 베올리아 수에즈 등 다국적 기업의 진출 등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발맞춰 중장기적으로는 물산업분야 선두 업체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2015년까지 배관류 맨홀 및 물탱크류,밸브,펌프류 계량 · 계측기기류 등 배관류 전문기업으로 탈바꿈한다는 중장기 계획을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이 같은 계획이 차질 없이 추진되면 2015년 이후 주식시장 상장과 함께 건설 금융 컨설팅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대전=백창현 기자 chbai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