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국내 소비자들은 합리적인 가격과 품질을 중시하면서도 자신의 가치를 높여주는 상품에는 씀씀이를 늘리는 '똘똘한(smart)' 소비성향을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백화점은 6일 올 1~5월 주요 상품군별 매출 분석과 자체 유통연구소 및 상품본부 바이어들의 의견을 종합, 올 상반기 백화점 소비 키워드를 '스마트(S · M · A · R · T)'로 제시했다. 이는 △최신 유행을 빠르게 반영하는 '패스트패션' 브랜드와 시간절약 서비스의 인기(Speed) △자신을 가꾸는 데 지갑을 여는 40대 남녀(Mr · Mrs. Forty) △문화예술을 즐기는 소비자(Art-consumer) △낭비를 줄이는 소용량 구매(Reduction) △중국인 관광객 매출 증가(Tourist) 등을 상징하는 영문 첫 글자를 조합한 것이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마케팅팀장은 "올 들어 스마트폰 열풍과 함께 지난해 불황을 겪은 고객들의 소비패턴이 한층 합리적이고 영리해졌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우선 코데즈컴바인,플라스틱아일랜드,르샵 등 최신 유행을 즉각 반영해 빠르게 제작하고 유통시키는 패스트패션 브랜드들의 올 1~5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보다 젊게 입으려는 40대 남녀가 선호하는 캐주얼 의류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두드러진 특징이다. 파코라반,지이크,엠비오 등 캐주얼정장과 40대 여성을 겨냥해 제일모직이 내놓은 '르베이지' 매출은 20% 이상 증가했다.

쇼핑과 문화적 욕구를 동시에 충족하려는 '아트슈머'들도 두드러졌다. 이 백화점이 올 들어 조수미 콘서트,모스크바필하모닉 콘서트 등 대형 문화행사를 기획해 소비자들에게 사은품으로 백화점상품권과 콘서트권을 택일하게 한 결과 콘서트권 선택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와 함께 △100g 단위로 살 수 있는 소용량 식품류 매출이 45% 증가하는 등 필요한 만큼 알뜰하게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중국인과 일본인의 매출 비중이 지난해 15 대 85에서 올 들어선 65 대 35로 역전되는 등 중국인 관광객들이 백화점 '큰손'으로 부상한 것도 올 상반기 소비트렌드로 주목받았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