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간 입학사정관전형으로 서울대에 입학한 학생들의 학점이 전체 평균보다 0.3~0.4점가량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정관전형 입학생의 성적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일 한국경제신문이 서울대에 정보공개를 요청해 입수한 서울대 08~09학번 재학생 학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입학한 2009학년도 신입생 3387명 중 사정관전형 입학생 271명의 평점 평균은 2.47점(만점 4.3점)으로 전체 평균(2.76점)보다 0.29점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단과대별로 보면 신입생을 선발한 13개대 중 미술대와 수의과대를 제외한 11개대에서 사정관전형 학생의 학점이 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단과대 중 가장 큰 0.55점의 차이를 보인 자연과학대를 비롯해 의대 · 공대 · 경영대가 각각 0.46점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2008학년도 사정관전형 입학생 역시 비슷한 양상을 나타낸 가운데 이들은 학년이 올라가면서 평균과의 차이가 더욱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2008학년도 사정관전형 신입생 94명의 평점 평균은 2.32점으로 그해 전체 평균인 2.74점보다 0.42점 낮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또 전체 15개 단과대 중 사정관전형 학생의 평점 평균이 전체 평균보다 높은 곳은 한 군데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이 2학년이 된 지난해에는 전체 평균과의 차이가 더욱 벌어졌다. 08학번 사정관전형 학생들의 평점 평균은 2.29점으로 1학년 때(2.32점)보다 0.03점 떨어진 반면 전체 평균은 2.77점으로 0.03점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사정관전형 학생과 전체 평균의 차이는 0.48점으로 전년에 비해 0.06점 더 벌어졌다.

1~2학년 사정관전형 학생들의 학점이 낮은 것에 대해 아직은 예단할 수 없다는 게 서울대의 판단이다. 서울대가 2005학년도부터 수시전형에 도입한 지역균형선발로 입학한 학생들의 경우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점이 상승해 3학년 이후에는 일반전형으로 들어온 학생들의 성적을 추월하는 등 두각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김경범 서울대 입학관리본부 연구교수는 "(사정관전형이) 고교 성적 및 수능 성적 등 공부만 가지고 뽑는 것이 아닌 만큼 1~2학년 때 성적이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면 오히려 선발 취지와 맞지 않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일규/구동회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