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태의 월요전망대] 은행세 도입 5일 G20부산회의 '촉각'
이번 주에는 글로벌 경제 이슈를 논의하는 빅 이벤트가 국내에서 열린다. 6월4~5일 부산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 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그것이다. 20개국에서 온 40명의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들은 부산 해운대에 모여 글로벌 경제 현안을 논의한다. 출구전략 공조 문제에서부터 글로벌 불균형 해소,금융규제 개혁,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에너지 보조금 규제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슈들이 의제에 올라 있다.

이 가운데 주목할 것은 두 가지다. 첫째는 은행세 도입 문제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초래한 주범으로 지적돼 온 금융사에 책임을 묻자는 취지로 출발한 은행세 문제는 '도입한다'는 원칙에 주요국 간 이견이 없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번 회의에 은행세 도입 관련 최종 보고서를 제출한다. 은행세 도입 방식과 세율,적용 대상 등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이 제시될 예정이다. G20 회의에서는 이를 토대로 각국의 입장을 조율,논의 결과를 5일 발표한다.

은행세는 국내에서도 초미의 관심사다. 외환시장 불안을 야기한 주범으로 지적됐던 외국계 은행 국내지점(외은지점)의 단기 외화차입과 관련,이를 막는 수단으로 은행세는 심도있게 검토되고 있다. 정부는 독자적인 은행세 도입보다는 G20 논의 결과를 따른다는 입장인 만큼 이번 회의에서 어떤 결론이 도출될지 관심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유럽 재정위기에 대해 G20 회의에서 어떤 대응방안을 내놓을지도 주목거리다. 유럽 재정위기가 글로벌 경기 회복의 가장 큰 걸림돌로 대두된 만큼 G20 회의에서는 이 문제에 대한 대책도 깊숙이 논의될 예정이다.

이번 주에는 '4월 산업활동동향''5월 소비자물가''5월 수출입동향' 등 경기동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들도 잇따라 발표된다.

31일 나오는 산업활동동향에서는 경기선행지수 추이에 주목해야 한다. 생산 투자 등 실물 지표는 강한 상승 탄력을 보이고 있는데도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는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경기가 조만간 꼭지를 지나 둔화 국면으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통계청은 작년 하반기 이후 경기가 급반등한 데 따른 일종의 '기저효과'라고 보고 있지만 4개월 연속 하락한다면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6월1일 발표되는 '5월 소비자물가'에서는 농수산물 가격 동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물가는 2월 이후 4월까지 3개월째 2%대 안정세를 보였지만 채소류 등 가격 급등세가 멈추지 않고 원자재 값 상승에 따른 석유류 가격의 가파른 오름세로 인플레 우려가 곳곳에서 제기됐다. 최근의 원 · 달러 환율 급등은 물가의 또 다른 불안 요인이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낮은 환율은 원자재 수입 가격을 낮춰 전반적으로 물가안정에 기여하는 요인으로 작용했으나 지금은 정반대다.

같은 날 나오는 '5월 수출입동향'에서는 최근 유럽 재정위기가 국내 기업들의 수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가 관심이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는 글로벌 경기 회복을 반영해 수출이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4월은 전년 동월 대비 31.5% 증가한 398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수지 흑자는 1분기 흑자액(32억7000만달러)보다 많은 44억1000만달러에 달했다.

정종태 경제부 차장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