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지하철 5호선 명일역 인근의 롯데리아 명일점은 오후 10시 이후엔 330㎡가량의 2층 매장 전체가 독서실로 변한다. 하루 24시간 영업하는 이 점포는 2007년 4월부터 심야시간대(오후 10시~오전 6시)에 2층 매장을 인근 중 · 고생들의 '열린 독서실'로 운영해왔다. 요금은 무료이고 구매와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다. 철저한 관리를 통한 면학 분위기 조성으로 초기 '롯데리아에서 무슨 공부냐'며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보내던 학생들과 주민들을 만족시켰다.

배성철 점장은 "반경 3㎞ 이내에 중 · 고교가 20여개 있고 주변에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데 비해 독서실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을 고려한 것"이라며 "평소에는 매장 절반 이상이 차고 시험 기간에는 초만원을 이룬다"고 설명했다.

배 점장은 "독서실 운영은 '24시간 매장'을 효과적으로 알리는 결과를 가져와 심야시간대 하루 매출이 10만원대에서 60만~70만원대로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명일점은 이처럼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점포 운영으로 롯데리아 300여개 주택가 점포 중 매출과 고객 수에서 단연 1등을 달리고 있다. 월 평균 고객은 2만여명.평일 700~800명,주말에는 1100~1300명이 방문한다. 월 평균 매출은 1억7000만원 선.주거지 점포 평균 매출의 두 배를 넘는 데다 서울 명동이나 대학로,서울역 등 도심지나 역세권의 특급 점포와 엇비슷한 수준이다.

3층 단독 건물에 1~2층을 매장으로 사용하는 명일점은 매장 면적 740㎡에 주차장까지 딸려 있어 남부럽지 않은 '하드웨어'를 갖췄지만 2005년 배 점장이 새로 부임하기 전까지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당시 월 평균 매출도 4000만~5000만원으로 '바닥권'이었다.

배 점장은 점포를 '지역 주민들의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주민들에게 끊임없이 다가가는 마케팅을 진행했다.

매일 아침 점원들과 함께 점포 주변 환경을 미화하면서 출근하는 주민들에게 인사를 건네고,인근 아파트 부녀회와 공동으로 고덕동 장애우 복지관에서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하면서 유대관계를 다졌다.

또 주방을 과감히 개방해 유치원과 초등학교 학생들이 햄버거를 만들어보는 체험형 학습 프로그램을 진행하고,매일 아침 시간엔 2층 매장을 인근 교회나 부녀회,상가번영회,사무실 등에서 모임이나 세미나실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배 점장은 "주민들의 방문 횟수가 늘어나며 매출도 꾸준히 증가해 3년 만인 2008년 1위에 올랐다"며 "지역사회와 공존하는 점포로 자리매김한 것이 성공 비결"이라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