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1200원 뚫은 원·달러 환율…"증시 하락 요인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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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7개월 만에 1200원선을 넘어서며 증시 추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현 시점에서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과 기업이익 전망치 등 펀더멘털(기초체력)을 고려하면 원·달러 환율 상승이 증시의 추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낮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24일 원·달러 환율은 11시3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13.50원(1.13%) 오른 1207.60원에 거래 중이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200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1220.0원까지 치솟았다가 다소 하향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유럽발 재정위기 우려를 반영하며 급등세를 나타냈다.
전승지 삼성선물 애널리스트는 "올해 실질적인 환율 수급의 키인 증시 외국인이 이탈하면서 원·달러 환율의 급반전이 불가피했고,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과 해외증시 급락에 따른 투신권 매수도 상승 압력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유로존 우려가 당분간 시장을 지배하며 하방경직성,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추세적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 등에 비춰 환율 상승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원·달러 환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밸류에이션 등을 고려하면 (코스피 지수가) 1600선에서 크게 물러설 이유는 없다"며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시장의 예상보다 제한적일 전망이고, 환율 상승은 수출주 실적 모멘텀(상승요인) 개선에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 1600선은 12개월 이후 PER(주가수익비율) 8.8배로, 이는 최근 10년 평균 9.1배인 평균값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아울러 이는 12개월 이후 PBR(주가순자산비율) 기준 1.25배로, 역사적 평균 1.20배에 근접하는 매력적인 가격대이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금융시장 불안을 반영해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넘어섰다는 점은 외국인 매수세 둔화 요인이 될 수 있어 증시에는 부정적인 요인"이라면서도 "원·달러 환율이 하향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원·달러 환율 상승이 이후 외국인 순매수가 유입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김동하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원·달러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 국내증시의 불확실성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지만 이로 인해 이후 외국인 순매수 유입의 양호한 여건이 조성될 수 있다"며 "2000년 이후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 후반과 1200원대를 기록할 때 가장 많은 외국인 순매수 대금이 유입됐다"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