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제주가 이제 기상학적으로는 ‘겨울이 사라진 땅’이 됐다.기상청이 1924~2009년까지 86년간의 기후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00년부터 제주에서는 공식적으로 겨울에 해당하는 기간이 전혀 관측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이 24일 공개한 ‘제주의 기후변화’ 자료에 따르면 관측기간 첫 10년(1924~1933년)의 겨울은 평균 36일이었지만 최근 10년(2000~2009년) 동안에는 단 하루도 없었다.



추운 날이 분명 많았는데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는 기상청이 겨울을 판단하는 기준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기상청은 하루 평균기온이 5도 이하이면 겨울 추위로 판단하는데, 일시적인 겨울 추위가 있더라도 ‘5일 평균값’이 여기에 해당하지 않으면 계절상 겨울로 치지 않는다.2000년 이후에는 제주에 짧은 추위는 반복됐지만 계절상 겨울로 인정할 정도의 지속적인 추위가 없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제주는 그만큼 따뜻해졌다.지난 86년 사이 제주의 연평균 기온은 14.7℃에서 16.3℃로 1.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열대야가 나타나는 날도 한해 평균 7.6일에서 23.5일로 3배 이상 늘었다.반면 기온이 영하를 기록한 날은 21일에서 4.0일로 80%(17일) 감소했다.



겨울이 사라지니 봄, 여름은 길어졌다.첫 10년 동안과 비교하면 지난 10년간 봄과 여름의 지속기간은 각각 16일, 25일 길어졌으며 가을과 겨울은 5일, 36일 짧아졌다.계절별 시작일도 봄과 여름의 경우 28일, 12일씩 빨라졌지만 가을은 13일 늦어졌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