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北소행-사고상황 재구성] 北중어뢰, 천안함 좌현 3m서 폭발…거대한 물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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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26일 잠수함 2척 출항…오후8시30분께 NLL 넘어
백령도 남단 1마일 지점 은신…잠수정, 9시22분 어뢰 공격
도발후 신속히 현장이탈…또 다른 잠수함과 함께 도주
백령도 남단 1마일 지점 은신…잠수정, 9시22분 어뢰 공격
도발후 신속히 현장이탈…또 다른 잠수함과 함께 도주
민 · 군 합동조사단은 20일 천안함이 북한 잠수정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했다고 밝혔다. 천안함이 침몰한 지난 3월26일부터 침몰 원인이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증명되기까지의 상황을 재구성했다.
◆북한 잠수정 몰래 빠져나와
3월23일 북한 황해도 옹진반도 마합도.김영철 정찰총국 상장(우리의 중장)의 공격 명령을 받은 북한 상어급 잠수함(300t급) 1대와 연어급 잠수정(130t급) 1대가 잠수함 기지에서 몰래 빠져나왔다. 이를 지원하는 모선 한 척이 뒤따랐다.
사흘 뒤인 26일.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를 출항한 722호 천안함은 백령도 서해안 북방한계선(NLL) 경비구역에서 한 달간의 대북 경계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어둠이 낮게 깔린 오후 7시.천안함은 그 어느 때보다 안정적인 운항을 하고 있었다. 오후 8시30분.서해 NNL을 넘어 백령도 남단 1마일 해상에 들어온 북한 연어급 잠수정은 해저 40m 지점에서 엔진을 최대한으로 낮춘 채 지면에 붙어 있었다. 함께 출항한 상어급 잠수함과 모선은 NLL 근처에서 대기 중이었다.
◆천안함 미확인 물체 발견
바로 그때 백령도 남동쪽에서 초계 임무를 수행 중이던 천안함은 2함대사로부터 긴급 명령을 수신한다. "갈매기 232! 여기 갈매기 200(사령부) 현 시간 서북방으로 항해 변경할 것" "북위 38도48분 이상 미확인 물체 발견! 확인조치 바람".
오후 9시.천안함은 6.3노트(시속 11.7㎞)로 운항해 백령도 서남방 2.5㎞ 지점에 도착한다. 천안함은 즉시 소나(음파탐지기)를 이용해 주변을 샅샅이 훑었으나 특별한 신호는 감지되지 않았다. 천안함 승조원 104명은 야간근무를 하거나 운동 및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오후 9시19분 30초부터 33초간 천안함과 2함대 사령부는 국제상선 검색망을 통해 특이사항이 없음을 확인했다.
◆쿵! 쾅! 물기둥 솟아
오후 9시22분.천안함 좌현 3m 아래 지점에서 '쿵!' 하고 둔탁한 소리가 들려왔다. 5초 후 '쾅!'하는 소리와 함께 천안함 중간 부분은 하늘로 치솟았으며 거대한 물기둥이 선체를 뒤덮었다. 북한이 자체 개발한 어뢰 'CHT-02D'(길이 7.3m,무게 1.7t)가 수중에서 폭발한 뒤 배밑을 가격하는 순간이었다. 북한의 잠수정은 천안함이 어뢰로 침몰하는 걸 확인한 뒤 NLL을 넘어 북으로 유유히 사라졌다. 천안함에서 49㎞ 후방에 있던 초계함 속초함은 급히 이동,42노트(78㎞)로 빠르게 북상하는 물체를 발견하고 135발의 함포를 쏘았지만 놓치고 만다.
사고 직후 천안함 포술장이 가장 먼저 2함대사 상황실에 "배가 기울어 침몰 중"이라고 휴대폰으로 보고한다. 천안함 승조원 104명 중 58명은 해경 등에 구조됐지만 46명은 실종됐다.
◆함미 발견 · 조사 착수
같은 달 28일 해군은 사고 장소 북쪽 180m 지점에서 함미 부분을 최종 식별했다. 빠른 조류와 파도로 인해 천안함 함미와 함수는 각각 4월15일과 24일 인양됐다.
지난 15일 군은 사고 해역에서 북한군 어뢰의 프로펠러와 추진모터 등을 수거했다. 합조단은 20일 북한이 자체 개발한 'CHT-02D 어뢰'로 천안함을 공격했으며 어뢰 후부 추진체 내부에서 발견된 '1번'이라는 한글 표기는 북한산 어뢰의 표기 방법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
<천안함 침몰 시뮬레이션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