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쇼파드는 해외에서 럭셔리 시계 · 보석 브랜드를 꼽을 때 까르띠에 불가리 쇼메 샤넬 등과 함께 언급되는 브랜드다. 하지만 한국에서 만큼은 사정이 달랐다. 결혼을 앞둔 청춘 남녀나 결혼기념일을 맞은 중년 부부들이 즐겨 찾는 곳은 대부분 까르띠에나 불가리 매장이었다. 원인은 간단했다. 쇼파드란 브랜드가 상대적으로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다.

쇼파드의 선택은 '철저한 변신'.우선 지난달 한국 내 딜러를 중소 수입업체에서 우림FMG로 교체했다. 탄탄한 자금력과 판매망을 지닌 파트너가 절실했기 때문이었다. 우림FMG는 펜디 폴스미스 등 중저가 시계와 보석을 앞세워 지난해 658억원의 매출을 올린 매스티지(대중 명품) 제품 수입업계의 실력자로 통한다.

매장운영 방식도 바꿨다. 백화점 내 소형 점포를 내던 데서 벗어나 지난달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명품관 에비뉴엘에 66㎡ 규모의 단독 매장을 냈다.

홍보 및 마케팅 활동도 한층 활발해졌다. 얼마 전 결혼한 장동건 · 고소영 커플에게 예물 반지를 협찬한 게 대표적인 예다. 한국 내 '쇼파드 띄우기'에는 칼 프레데릭 회장(CEO)도 가세했다. 지난 19일 한국을 방문,소공동 조선호텔에서'쇼파드 리론칭' 행사를 가진 것이다.

'쇼파드의 한국시장 재도전'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엇갈린다. 일단 쇼파드의 '이름 값'이 있는데다 탄탄한 파트너를 만난 만큼 한국 내 인지도가 상당 부분 상승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그러나 우림FMG의 '전공'이 매스티지 브랜드였다는 점에서 걱정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업계 관계자는 "우림FMG가 그동안 매스티지급 시계를 팔면서 상당한 노하우를 쌓았다지만 쇼파드를 판매할 때는 별 도움이 안될 것"이라며 "결국 쇼파드의 한국시장 재도전 성공 여부는 우림FMG가 얼마나 빨리 한국 럭셔리 고객의 특성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마케팅 기법을 펼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