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 2 지방선거가 20일부터 13일간의 공식 선거운동에 들어간다. 이명박 정부 3년차에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여당의 '안정론'과 야당의 '심판론'이 맞부딪치는 첫 전국 단위 선거인 만큼 양측 모두 '일전불퇴'의 각오다.

특히 선거 한복판에 초대형 외부 변수가 자리하고 있어 여론의 향배에 따라 선거판이 극심하게 요동칠 전망이다. 20일 발표되는 천안함 침몰 조사 결과가 국민적 공감대를 얻을 경우 '북풍'이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23일의 노무현 전 대통령 1주기 추모식이 잠자고 있던 노 전 대통령 추모 열기를 깨워 현 정부 심판론에 불을 댕길지도 관심이다.

투표율도 변수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10~11일 실시한 조사 결과 '반드시 투표에 참여하겠다'는 응답률이 54.8%에 달했다. 2006년 선거 때보다 11.4%포인트 높은 수치지만 실제 투표율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투표율이 높으면 야당에 유리하다는 게 통설이나 이번의 경우 '북풍'에 따른 보수층 결집으로 이어질지,진보진영의 심판론으로 나타날지 여야 모두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천안함 사태 이후 북한의 맞대응과 국제사회의 압력 등을 감안할 때 '북풍'이 태풍으로 전개될 가능성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북한이 이례적으로 최고인민회의를 재차 소집하는 등 강력한 맞대응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 경우 한반도의 위기 수준이 극도로 높아질 수 있다. 그럼 선거판은 현역들에게 유리한 국면으로 흘러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때문에 여야 모두 향후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까지 판세는 여야 모두 텃밭인 영호남을 제외하고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충남북과 경남은 여야가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표심을 가를 것으로 보이는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빅3에서는 한나라당이 우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야당의 숨은표'가 관건이다. 야당의 숨은표는 5% 정도로 분석된다. 서울시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가 평균 15%포인트 이상 리드하고 있고 경기도도 김문수 후보가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