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 굴뚝 기업인 포스코의 최종 목표는 '탄소 발생 없이 쇳물을 만드는' 것이다. 올 초 원자로를 이용,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지 않고 쇳물을 생산해내겠다는 장기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수소 환원 제철' 기법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산화(O) 상태로 보존되는 철광석에 일산화탄소(CO) 대신 수소(H)를 사용,제철용 철광석 가공 과정에서 이산화탄소(CO₂)가 아닌 물(H2O)이 나오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950도 이상의 고열로 핵을 융합시킬 수 있는 초고온 가스 원자로를 개발한다는 장기 계획을 추진하기로 했다.

낮은 원가로 대량의 수소를 발생시키기 위해서는 이 정도의 높은 온도로 작동하는 원자로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대한 자금과 관련 기술이 필요한 과제라 수소 환원 제철을 당장 개발하기는 어렵다. 2050년을 개발 목표 시기로 제시한 배경이다.

따라서 지금의 제철 방식을 유지하는 동안에도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게 포스코의 판단이다. 회사 관계자는 "2020년까지 쇳물 1t 제조 때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7~2009년 평균치 대비 9% 감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며 "이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되면 포스코가 쇳물 1t을 생산하는 데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기존 2.18t에서 2020년에는 1.98t으로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포스코는 기술 개발 등에 총 1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이후 2050년까지 수소 환원 제철 기법을 개발,탄소를 발생시키지 않고 환원철을 생산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포스코는 철강사업 외에도 전략과 기술로 미래를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녹색산업인 연료전지 · 태양광 · 풍력 등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본격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이 중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연료전지 사업.연료전지는 대기 중에 있는 산소와 수소를 화학반응시켜 전기를 만드는 고효율 친환경 발전설비다. 포항 영일만 배후산업단지에 연산 50㎿ 규모의 발전용 연료전지 상용화 공장도 준공했다.

태양광 발전사업도 빼놓을 수 없는 역점 사업이다. 국내 최초로 포항과 광양 사업장 옥상에 1㎿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했다. 리튬,마그네슘,티타늄 등 첨단소재 사업 육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무인 궤도 택시' 사업에도 나섰다. 순천만 생태보호를 위해 주차장 등 생태공원 인근에 있는 기반시설을 도심권으로 옮기고,국제습지센터에서 순천만까지 5㎞ 구간에 경전철을 건설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철강사업은 환경과 상충된다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하고 '저탄소 녹색성장'을 통해 포스코의 미래 비전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