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국가들이 재정위기에 빠져 있는 것과 달리 한국은 상대적으로 재정상태가 양호해 위기로부터 멀리 벗어나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6일 재정전망보고서를 통해 한국 국가채무비율이 2015년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20%대 중반까지 떨어지면서 선진 28개국 가운데 홍콩에 이어 최저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는 30%대 초반으로 선진국 중 네 번째로 양호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국가채무비율은 홍콩이 0.5%로 가장 낮고 호주(20.9%) 한국(26.2%) 뉴질랜드(36.1%) 스위스(36.2%)가 그 뒤를 이을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일본은 국가채무비율이 250%에 달해 선진국 중 가장 나쁠 것으로 전망됐고 그리스(140.4%) 이탈리아(124.7%) 미국(109.7%) 포르투갈(98.4%) 프랑스(94.4%) 스페인(94.4%) 등도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를 감안하면 최근 국제 금융시장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이른바 PIGS(포르투갈 이탈리아 ·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국가들의 재정 상태는 향후 5년 뒤에도 여전히 최악의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국가채무비율은 올해와 2011년에도 홍콩 호주 뉴질랜드 등에 이어 가장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2014년과 2015년에는 뉴질랜드의 국가 채무가 늘어나면서 한국이 홍콩,호주와 함께 가장 재정건전성이 좋은 3대 국가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했다.

IMF는 또 한국을 급속한 경기회복과 더불어 재정건전화 노력에 박차를 가하는 대표적인 나라로 꼽았다. 한국의 국가채무비율은 지난해 32.6%와 올해 33.3%로 정점을 찍고 내년 32.7% 및 2014년 28.5%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IMF는 "최근 선진국의 재정 위험이 커지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이 각국의 재정 건전성을 주목하고 있다"며 "경기회복이 빠른 한국은 재정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