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업계에 PVR(개인용 비디오 녹화장치) 서비스 바람이 거세다. 2년 전 선보인 CJ헬로비전의 PVR 서비스가 올 들어 상승세를 타면서 씨앤앰 등 케이블TV업체들이 PVR 서비스에 뛰어들고 있다.

씨앤앰이 최근 출시한 HD(고화질)프리미엄 PVR 서비스는 셋톱박스에 320기가바이트(GB) 용량의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장착했다. 일반화질(SD) 방송의 경우 130시간,HD 방송은 65시간까지 녹화할 수 있다. 두 개의 튜너가 내장돼 있어 2개 채널까지 동시 녹화할 수도 있다.

EPG(전자프로그램가이드)와 연계해 예약녹화가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시리즈 녹화'라는 편의기능을 이용하면 녹화하려는 시리즈물 전체를 예약녹화할 수 있다. 생방송 프로그램을 되돌려 볼 수 있는 시간이동 기능,현재 시청 중인 채널 외에 다른 채널의 프로그램을 부화면으로 동시 시청할 수 있는 PIP 기능도 제공된다. PVR 셋톱박스의 전면부에 USB 연결단자가 있어 그 속에 들어 있는 동영상 사진 음악 등을 TV로 감상할 수도 있다.

CJ헬로비전이 2008년 말 업계 최초로 선보인 PVR 서비스인 '헬로TV PVR' 서비스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원격녹화할 수 있는 기능까지 갖췄다. 깜박 잊고 예약녹화를 못하고 외출했더라도 인터넷이 연결되는 곳이면 어디서나 원하는 방송 프로그램을 녹화할 수 있는 것.

요금도 싼 편이다. 기존 HD방송 요금에 2000~4000원을 더 주면 PVR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3년 약정으로 가입할 경우 이용요금은 월 2만2000~2만4000원 선이다. 방영 중인 지상파방송의 드라마 VOD 가격이 건당 1000원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PVR 서비스가 더 실속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가입자 증가 속도도 빠르다. CJ헬로비전의 경우 올 들어 방송 신규 가입자 중 10%인 5700명이 PVR 서비스를 선택했다. 현재 누적 가입자는 1만3000여명이다.

케이블TV업계는 디지털케이블방송이 인터넷TV(IPTV)에 비해 다양한 실시간 채널을 제공하고 있는 데다 최근 HD급 콘텐츠들이 다양해져 PVR에 대한 시청자들의 욕구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DVR가 내장된 고가의 TV를 구입하지 않고도 셋톱박스만 설치하면 다양한 PVR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디지털케이블방송의 PVR 서비스가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홍범락 씨앤앰 마케팅전략실장은 "방송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프로그램을 원하는 시간에 무료로 볼 수 있는 장점 때문에 방송 시청 문화를 바꾸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