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전성시대다. 서울 시내를 걷다보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커피전문점들과 마주친다. 빌딩 1층엔 유명 브랜드 커피숍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토종 브랜드 C사는 최소 5억원이 들어가는 가맹점을 연초 이후 매달 20여개씩 열기도 했다. 커피를 즐기는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다.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서울국제식품산업대전에서도 '커피'가 단연 화제였다. 커피 관련 행사장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한국산업식품공학회가 주최한 '커피의 건강 기능성' 국제심포지엄에는 학술 행사인데도 불구하고 150여석의 회의장에 두 배 이상의 사람들이 몰렸다.

심포지엄의 주제는 '커피 음용이 인체에 좋은지'였다. 그동안 커피 생산 및 판매 업자들은 커피를 많이 마셔도 괜찮다는 입장인 반면 소비자단체 등에선 커피의 중독성향을 지적하며 과잉 음용이 해가 된다는 주장을 펴왔다. 목철균 산업식품공학회장은 "커피에 함유돼 있는 카페인 등이 인체 내 염증 신호전달 과정을 차단해 당뇨,뇌졸중 등 만성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소개했다.

초청 연사로 나온 이노우에 마나미 일본국립암예방센터 예방역학연구실장은 "커피의 폴리페놀 성분이 염증을 억제해 당뇨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있지만 어느 정도의 음용량이 적당한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며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이기원 건국대 교수(생명공학과)도 "커피 섭취가 치매 발병을 감소시킨다는 임상 결과가 있으나 어떠한 성분이 이런 효능을 발휘하는지 명확지 않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의 발표를 종합하면 적당량의 커피 음용은 스트레스 해소에 효과가 있고 건강에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문제는 '적절한 섭취량'이다. 3명의 주제 발표자 가운데 하루 3잔 이상을 마신다는 사람은 없었다.

이창용 미 코넬대 교수(식품공학과)는 "모든 식물은 '약(藥)'도 되고 '독(毒)'도 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과식하면 해(害)가 된다"며 "중독성으로 마시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고 결론을 대신했다. 최근 우후죽순처럼 급증하고 있는 커피전문점 역시 투자 과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최인한 생활경제부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