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자원쟁탈전 '비상'] 中 지난해 해외 광산투자 299억달러 '한국의 83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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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금융위기 전후 싹쓸이
인도 25억弗 투자 '큰손' 부상…일본은 우라늄 광산 눈독
인도 25억弗 투자 '큰손' 부상…일본은 우라늄 광산 눈독
'299억달러 vs 3억6000만달러.' 지난해 중국과 한국이 철광석,유연탄,동(銅),알루미늄,아연 등 산업용 핵심 원자재 확보를 위해 투자한 금액이다. 무려 83배의 차이다. 인도와 일본도 지난해 각각 25억6000만달러와 19억3000만달러를 해외 광산 매입에 쏟아부은 것으로 집계됐다. 아시아의 자원 쟁탈전에서 한국이 뒤처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14일 광물자원공사의 '주요 경쟁국 해외자원 확보 현황'자료에 따르면 세계 최대 외화(2조달러) 보유국인 중국은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를 전후로 해외 광산을 사실상 '싹쓸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철광석 생산업체인 OZ 미네랄스를 26억달러에 인수했고,세계 3대 광산업체인 리오틴토에 195억달러,아연 채굴업체 페릴야에 3200만달러를 투자,지분을 사들였다. 에너지 분야에서도 막대한 투자가 이뤄져 2008년 브라질국가석유공사와의 공동 해저유전 개발에 100억달러를 투입했다. 러시아에서 매년 원유 1500만t씩을 20년간 도입키로 하고 250억달러를 선금으로 냈다. 대우인터내셔널 미얀마 가스전에서 나오는 가스도 전량 중국 국영회사가 가져가기로 계약이 맺어졌다. 1970년대부터 종합상사를 내세워 해외 자원 개발에 '올인'하고 있는 일본도 지난해 불황에도 불구하고 니켈,백금,우라늄,리튬 등 희귀금속 확보에 수조원을 쏟아부었다. 특히 미쓰이,마루베니,소지쓰 등의 일본 상사들은 '원자력 르네상스' 시대에 대비,해외 우라늄 광산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거의 손도 못대고 있는 분야다. 일본의 지난해 해외 광산 투자액은 한국의 5배다.
인도의 경우 작년 3월에 인도 국영 업체가 미국의 동광산을 25억6000만달러에 매입,자원 시장의 '큰손'임을 입증했다. 인도의 지난해 GDP는 1조2359억달러로 한국의 두 배가 채 안되지만,광물 자원 투자비는 7배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을 방치할 경우 한국 제조업이 '원자재값 상승→제조원가 급등→경쟁력 저하'라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윤채현 한국시장경제연구소 소장은 "중국이 지금 당장은 자국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해외 광산을 매입하고 있지만 향후 시장 지배력을 높여 이를 무기화할 경우 문제가 심각해진다"고 말했다.
윤 소장은 "중국은 낮은 임금 덕분에 원자재값이 상승해도 버틸 수 있지만 제조업에 근간을 두고 있는 한국을 비롯한 고임금 구조의 국가들로선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14일 광물자원공사의 '주요 경쟁국 해외자원 확보 현황'자료에 따르면 세계 최대 외화(2조달러) 보유국인 중국은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를 전후로 해외 광산을 사실상 '싹쓸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철광석 생산업체인 OZ 미네랄스를 26억달러에 인수했고,세계 3대 광산업체인 리오틴토에 195억달러,아연 채굴업체 페릴야에 3200만달러를 투자,지분을 사들였다. 에너지 분야에서도 막대한 투자가 이뤄져 2008년 브라질국가석유공사와의 공동 해저유전 개발에 100억달러를 투입했다. 러시아에서 매년 원유 1500만t씩을 20년간 도입키로 하고 250억달러를 선금으로 냈다. 대우인터내셔널 미얀마 가스전에서 나오는 가스도 전량 중국 국영회사가 가져가기로 계약이 맺어졌다. 1970년대부터 종합상사를 내세워 해외 자원 개발에 '올인'하고 있는 일본도 지난해 불황에도 불구하고 니켈,백금,우라늄,리튬 등 희귀금속 확보에 수조원을 쏟아부었다. 특히 미쓰이,마루베니,소지쓰 등의 일본 상사들은 '원자력 르네상스' 시대에 대비,해외 우라늄 광산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거의 손도 못대고 있는 분야다. 일본의 지난해 해외 광산 투자액은 한국의 5배다.
인도의 경우 작년 3월에 인도 국영 업체가 미국의 동광산을 25억6000만달러에 매입,자원 시장의 '큰손'임을 입증했다. 인도의 지난해 GDP는 1조2359억달러로 한국의 두 배가 채 안되지만,광물 자원 투자비는 7배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을 방치할 경우 한국 제조업이 '원자재값 상승→제조원가 급등→경쟁력 저하'라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윤채현 한국시장경제연구소 소장은 "중국이 지금 당장은 자국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해외 광산을 매입하고 있지만 향후 시장 지배력을 높여 이를 무기화할 경우 문제가 심각해진다"고 말했다.
윤 소장은 "중국은 낮은 임금 덕분에 원자재값이 상승해도 버틸 수 있지만 제조업에 근간을 두고 있는 한국을 비롯한 고임금 구조의 국가들로선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