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원대의 고급 스포츠카를 만드는 이탈리아 페라리가 수요 감소로 인해 생산량을 감축하고 근로자 감원에 들어갈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페라리가 이탈리아 마라넬로 공장의 가동률을 낮추고 전체 근로자 3000여명 중 사무직 120명, 생산직 150명 등 총 27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12일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페라리는 17일부터 총 600명의 근로자를 1주일 간 휴직시키기로 했다. 페라리 자동차를 비롯해 이 공장에서 생산, 수제 고급차 '마세라티'에 공급하는 엔진의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페라리는 올해 생산대수를 줄이는 한편, 일부 직군을 외부용역으로 대체하고 기존 근로자들 일부에게는 조기 은퇴를 권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 같은 보도와 관련, 페라리 측은 "사실과 다르며 회사 측은 실태를 파악 중"이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페라리가 경기침체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며 "소비자들도 예전과 달라 20만~30만달러짜리 차를 쉽게 사진 않는다"고 전했다.

페라리는 이탈리아 피아트(FIAT)가 보유한 브랜드 중 가장 마진율이 높다.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피아트 최고경영자(CEO)는 오는 2014년까지 페라리와 마세라티의 수익을 현재의 2배 수준인 40억유로(약 5조7000억원)까지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페라리는 올 1분기(1~3월) 전기대비 28% 떨어진 3900만유로(약 556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부진을 겪고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