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스터피자,도미노피자 등 대형 피자업체들은 수도권 예비 창업자의 가맹점 개설 요구에 "죄송하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하고 있다. 올 들어 40대 이상 중장년층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지만,서울 · 경기권의 경우 추가로 점포를 낼 상권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수도권에서 대형 업체들의 출점이 벽에 부딪치자 한 판(기본형)에 5000~6000원을 받는 중저가 브랜드들이 틈새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웰빙을 만드는 사람들'의 명정길 대표는 "소비시장에 웰빙 바람이 불고 있어 친환경 식자재를 이용한 피자 제품이 인기"라며 "상위 3개사의 매장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는 반면 중저가 업체들의 매장이 급증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빅3는 지방,중소형은 수도권

10조원 규모의 국내 외식시장에서 피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10% 선에 달한다. 피자헛이 1985년 한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피자시장을 열었고,미국계 도미노피자와 토종 미스터피자가 '빅3'를 형성하고 있다. 초기에는 '피자헛'이 브랜드력을 배경으로 압도적 우위를 보였으나 미스터피자가 2008년 역전에 성공한 뒤 5월 현재 매장 수에서 80개 정도 앞선다. 배달전문점 도미노피자는 '30분 이내 배달'을 강조해 가정 소비시장을 뚫었다.

빅3 외에 전국 규모로 피자 체인점을 운영하는 브랜드는 40여개에 달한다. 이들은 차별화한 제품과 저가로 틈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등 유명 백화점에 입점해 숍인숍 형태로 20여개를 운영 중인 '헬로파파'는 100% 우리밀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부터 제2브랜드로 '코스트플러스피자'를 론칭,로드숍을 파고들고 있다. 20여년의 역사를 가진 '웰빙을 만드는 사람들'은 친환경 식자재인 뽕잎을 사용하는 '뽕뜨락피자' 브랜드를 새로 론칭한 뒤 반년 만에 30개를 오픈했다. 한 판에 5000원을 내세우고 있다. 임실산 치즈로 유명한 '임실치즈피자'도 꾸준히 점포를 늘려가고 있다. '이탈리아식 주문 피자'를 슬로건으로 내건 '빨간모자피자' 등도 선전 중이다.

이경도 헬로파파피자 대표는 "서울 및 수도권은 빅 브랜드의 신규 진출 여력이 거의 없지만 신도시와 지방의 경우 피자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 창업할 만한 지역이 꽤 있다"며 "피자점은 큰 기술이 필요하지 않아 실버 창업 아이템으로 적당하다"고 말했다.

◆빅3 창업,3억원 이상 필요

피자전문점을 창업할 때는 '빅3'로 할지,기타 브랜드를 선택할지가 관건이다. 상위 3개사의 시장 점유율은 80%를 넘는다. 중소 피자 전문점 브랜드 가운데 빅3 수준의 가맹점을 가진 업체는 '피자에땅' 정도다. 빅3 피자점을 열려면 점포비를 제외해도 3억~4억원이 들어간다. 중소형 브랜드는 5000만원 안팎이면 창업이 가능하다.

빅3는 TV와 여러 매체를 통한 지속적인 홍보 마케팅을 펼쳐 브랜드 인지도가 높고,통합 콜센터를 운영해 효율성이 높다. 분기별로 업그레이드하는 다양한 메뉴 역시 강점이다. 반면 가맹비와 로열티 등이 비싸다. 중소형 브랜드는 가맹점이 적어 TV CF는 물론 통합 콜센터를 갖추지 않은 곳도 많다. 결국 전단지 마케팅에 의존해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게 흠이다.

피자는 웰빙 소비 트렌드와 다소 거리가 먼 음식으로 알려져 향후 시장이 지속적으로 커질지도 고민해야 한다. 배달 판매 비중이 높아 직원의 안전 문제에 대해서도 늘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오토바이 사고에 대처하기 위해 보장 보험에 가입해야 안심하고 영업할 수 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