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공포 벗어 던지며 환율 사흘만에 1130원대로…23.3원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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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재정위기가 일단락 되는 징후를 보이자 원달러 환율이 사흘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환율은 지난 7일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장중 1169.5원까지 폭등했다. 하지만 1거래일 만인 10일 1130원대로 급락하며 유로존 재정위기가 심각하게 불거지지 이전 수준 가까이로 돌아갔다.
외환전문가들은 이날 오전 EU(유럽연합) 재무장관회의에서 유로존 재정위기 확산 방지를 위해 최소 5000억 유로 규모의 재정안정 매커니즘을 구축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으며 환율이 하락세로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3.3원(2.02%) 떨어진 1132.1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 우리 정부가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과 국내경제 영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당분간 강화하겠다고 밝힌 점은 이날 환율 하락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날 오전 중 EU의 유로존 위기 해법이 발표되면서 지난 주말 뉴욕장에서 1.27달러대까지 반등한 유로화는 이날 아시아장에서 1.29달러선까지 추가로 올라서며 환율의 하락을 주도했다.
지난주 후반 환율의 폭등세를 이끌었던 역외세력은 이날 매도세로 돌아서며 환율을 아래로 압박했다.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 주식 매도 자금이 꾸준히 증가했지만, 주가지수가 닷새 만에 오름세를 보이며 환율 상승을 제한했다.
또 일본은행(BOJ)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를 비롯한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달러 스와프 라인을 다시 구축하기로 한 소식도 이날 환율 하락 요인으로 가세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4원 하락한 1145원으로 출발했다. 이후 역외 매도세가 꾸준히 나오고 주가지수도 강세를 보이자 1130원대 초반까지 고꾸라졌다.
환율은 오후 들어 유로화가 추가로 상승하자 오후 1시35분 1127.8원까지 미끄러졌다. 이후에는 서서히 하락폭을 줄이며 1130원대 위로 올라섰고, 전날 종가보다 23원가량 높은 1132.1원에서 마감됐다.
한 외국계은행의 외환딜러는 "최근 사흘 새 급등세가 가팔랐던 것 만큼 오늘 하락세도 가팔랐다. 오늘 나온 EU 차원의 구제금융 시스템은 시장의 예상에 부합한 것이기 때문에 단기적인 불안 심리는 가라앉은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환율은 1120~1130원대에서 거래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딜러는 "재정적자 문제가 하루 이틀 만에 해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늘 EU의 발표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라며 "장기적으로 보면 환율 하락에 우호적인 펀더멘털은 바뀌지 않았지만, 일단은 조금 더 유로존 문제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0.13p(1.83%) 급등한 1677.63을, 코스닥지수는 12.45p(2.49%) 상승한 512.16을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3763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 했다.
국제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장 마감 무렵 1.2934달러까지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엔달러 환율은 92.70엔을 나타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