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쪽 후쿠이현 쓰루가시에 있는 출력 280㎿의 고속증식로 '몬주'는 플루토늄과 우라늄의 혼합산화물(MOX)을 투입해 발전 과정에서 투입량보다 1.2배 많은 플루토늄을 배출한다는 게 특징이다. 사용한 것 이상으로 새 연료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꿈의 원자로'로 불린다.
핵연료가 되는 우라늄을 연간 9000t가량 수입하는 일본은 고속증식로를 핵연료 재처리의 핵심 기술로 여기고 있다. 국내 원자력 발전에 모두 고속증식로를 활용할 경우 우라늄이 고갈된다고 해도 반영구적으로 에너지를 자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고속증식로는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을 대량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는 이들도 있다.
일본은 실험용 고속증식로 '조요'에 이어 1991년부터 몬주 시험 운전에 들어갔지만 1995년 12월 일어난 나트륨 유출 사고 이후 가동을 중단했다. 일본은 개보수 공사를 거쳐 2007년 5월 나트륨을 다시 주입했고,검출기 오작동 등으로 다섯 차례 연기한 끝에 이번에 재가동에 들어갔다.
재가동된 몬주는 이르면 8일 핵분열 연쇄반응이 이어지는 임계치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조금씩 출력을 높여 2013년 봄 본격 운전에 들어갈 예정이다. 일본은 2050년 고속증식로를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하지만 나트륨이 불붙기 쉬운 데다 설비가 장기간 멈춰 낡았다는 점 등 안전 우려와 비용 문제의 과제도 산적해 있다.
고속증식로 기술은 오일쇼크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영국 프랑스 등이 연구에 뛰어들었으나 비용 문제로 중단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원유 가격이 다시 급등하면서 프랑스 인도 중국 등도 구체적인 개발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일본의 몬주 재가동에 각국이 주목하는 이유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원자력 발전소 건설 수주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