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의 상장 '삼성생명'..수혜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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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금액만 5조원에 이르는 삼성생명 상장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사상 최대규모의 상장으로 평가되고 있는 삼성생명은 3일과 4일 공모를 거쳐 12일 코스피에 상장될 예정이다.
국내 1위 보험사인 삼성생명의 코스피 상장은 국내 주식 시장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범삼성그룹주들과 금융주를 중심으로 삼성생명 상장으로 인한 수혜주 찾기에 계산기를 두드리기에 바쁘다. 국내 주식시장 유동성에도 장단기적 영향이 불가피하다.
삼성생명 상장으로 인해 누가 무엇을 어느 정도나 얻을 것인가.삼성생명 상장으로 인한 시장영향과 수혜업체들을 점검해봤다.
◇ 증시 유동성에 중장기적 호재
삼성생명의 상장이 당초 우려와는 달리 증시와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시중자금과 증시자금중 일부가 삼성생명에 몰린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수급에 악영향은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호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기관들이 미리 종목비중 조절을 해놓았기때문에 추가로 타 종목을 비중을 줄일 필요가 없는 상황이고 공모를 계기로 새로운 자금이 주식시장에 유입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즉 그동안 증시 주변을 떠돌던 부동자금이 삼성생명 사장을 계기로 증시자금화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단기적으로 삼성생명 청약을 위해 기관과 외국인의 포트폴리오 조정이 있을 수 있지만 오히려 청약을 위해 몰려들었던 자금이 주식시장에 잔류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투자자들 중에는 환불받지 않고 만도 공모로 돌리거나 주식형 펀드로 옮겨갈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게다가 삼성생명이 코스피 200및 모건스탠리캐피털인덱스(MSCI)선진지수 편입시 신규로 유입되는 해외 자금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국내 증시 향방을 결정짓는 외국계 자금이 삼성생명으로 몰릴 경우 증시에는 또 다른 큰 힘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 펀드환매 줄인다
펀드환매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자산운용사는 삼성생명 상장이 가뭄의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삼성생명을 포함한 펀드상품이 속속 등장하면서 펀드환매 완화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삼성생명에 대한 직접투자에 부담을 느낀 개인이 삼성생명이 담긴 펀드로 투자전환할 수도 있다.
다만 최근들어 주식이 올들어 저점대비 10%이상 오른 상황이고 최근 들어 펀드환매가 지속되고 있어 '자산운용업계의 삼성생명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전망이다.
◇ 최대의 수혜는 삼성생명 지분 보유 범삼성 계열사
뭐니뭐니해도 최대의 수혜업체는 삼성생명 지분을 보유한 삼성을 포함한 범삼성가 계열사들이다.
삼성생명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그룹 계열사는 삼성에버랜드(19.34)와 삼성광주전자(0.66%), 삼성전기(0.6%), 삼성정밀화학(0.47%), 삼성SDS(0.35%), 제일기획(0.21%)등이다.
이를 범삼성가로 확대하면 신세계(13.57%) CJ(3.2%),CJ제일제당(4.8%)등이다.
삼성에버랜드의 경우 작년말 기준 삼성생명 보유지분을 주당 4만4303원으로 책정했다. 공모가 확정으로 장부가 대비 2조5700억원의 평가차익이 추정된다. 삼성에버랜드외 5개 계열사는 장부가격이 모두 7만원이다.
삼성에버랜드 주식 64만1123주(25.64%)를 보유 중인 삼성카드도 수혜가 예상된다.
삼성생명 주식 2714만4000주(13.57%)를 보유하고 있는 신세계와 959만1510주(4.8%)를 갖고 있는 CJ제일제당은 삼성생명 공모시 각 500만주씩 구주매출을 통해 매각한다. 두 회사 모두 5500억원씩 현금을 쥐게 된다.
현금화 이후에도 신세계와 CJ제일제당은 삼성생명 주식을 각각 2214만4000주(11.07%)와 459만1510주(2.3%)를 보유하게 돼, 각각 2조4358억원, 5055억원에 달하는 평가차익이 기대된다.
증권업계는 이들 기업이 지분 매각금액을 차입금 상환 등 수익성 개선과 중장기적으로는 인수·합병(M&A) 등 투자 확대에 쓸 것으로 보고 있다.
◇ 삼성차 채권단도 '채권회수+알파' 기대
10년을 끌어온 삼성자동차의 부채청산이 어떻게 이뤄질 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지분 보유계열사와 함께 채권단도 최대 수혜자로 분류되고 있다.
일단 삼성차 채권단은 연체이자율 산정 문제가 남아있긴 하지만 1999년 삼성자동차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생긴 채권단 손실(2조4500)을 이번 공모를 계기로 이자까지 쳐서 무난히 받아낼 수 있을 전망이다.
채권단 손실(2조4,500억원)보전을 위해, 당시 이건희 삼성 회장이 가진 삼성생명 주식 350만주(액면 분할 후 3,500만주, 이하 분할 후 주식 기준)를 주당 70만원(액면 분할 후 7만원)에 내놓았다.
또 공모가격이 7만원(액면분할가 기준)을 훌쩍 넘어서면서 일단 원금 부분은 출연주식으로 모두 회수할 수 있을 전망이다. 문제는 연체이자율 산정이다.
채권단은 삼성생명 상장 지연으로 인해 손해를 입었다며 원금에 연 19%의 연체 이자율 붙여 지급하라고 소송을 냈고, 2008년 법원은 삼성측이 채권단에 연체 이자율 6%를 적용해 지급하라고 판결을 했다.
양측이 모두 불복하자 상급법원은 올해 초 열린 2심 재판에서 연체이자를 70% 삭감하는 대신 이 회장이 삼성생명 주식 500만주를 추가로 내는 조정안을 제시했지만, 양측 모두 거부함에 따라 재판이 연기된 상황이다.
만약 1심 재판대로 연체 이자를 연 6%로 할 경우 빚 규모는 2조4,000억원 정도에 머물러 삼성생명 상장만으로 빚 청산을 하고도 남는다. 하지만 채권단의 요구대로 연체 이자율을 19%로 적용할 경우 전체 빚이 4조원으로 불어나 삼성측이 1조5,000억원 가량을 추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삼성생명이 예상보다 높은 가격에 공모가가 형성되면서 결국 법원의 중재안 범위에서 절충점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채권단은 상장 후 원금 2조4500억원을 회수하면, 이를 반기보고서에 반영할 예정이다. 주당 약 4만원씩이 이익으로 잡힐 것으로 보인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주요 은행이 공모가에 매각을 통해 막대한 차익을 2분기 중 시현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우리금융지주는 4035억원, 외환은행은 965억원, 신한지주는 744억원 등의 세전 매각차익을 시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 증권 보험주 후광효과 기대
삼성생명 상장을 계기로 증권 보험주등 금융주에 대한 매수세도 강화될 전망이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공모를 통해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외국인과 기관이 포트폴리오 비중을 맞추기 위해 다른 보험주나 증권주를 추가로 매수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금융주와 보험주들의 강세는 삼성생명의 공모가 수준이 높게 평가돼, 기존 금융주와 보험주들의 저평가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주들의 경우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 주식 매각에 따른 차익도 기대되고 있다.
특히 삼성카드와 삼성화재,삼성증권등 삼성계열 금융계열사들은 삼성생명 상장을 계기로 금융업에 힘이 실릴것이라는 기대로 주가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손보주 1위 삼성화재, 생보주 2위 대한생명은 물론 신한지주, KB금융지주등도 삼성생명 상장을 계기로 재평가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 이건희회장과 삼성생명 직원들도 '방긋'
수혜주는 아니지만 이건희회장과 삼성생명 직원들들도 표정관리를 해야될 정도로 큰 혜택을 입는다.
삼성생명의 공모가가 11만원으로 결정됨에 따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재산 1호'가 종전 삼성전자 주식에서 삼성생명 주식으로 바뀌고 8조원이 넘는 '슈퍼거부'로 등극할 전망이다.
이 회장은 이 회사 주식 415만1천918주(20.76%)를 보유한 1대 주주다.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생명 주식가치는 무려 4조5671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의 지분가치를 합치면 8조8000억원정도로 확고부동한 국내 주식부호 1위에 오른다.
지난 1999년에 우리사주를 받은 삼성생명 직원들은 220배의 차익을 보게 됐다. 당시 삼성생명 주식을 1 주당 500원(액면분할 후 기준)에 인수한 덕택이다.삼성생명은 당시 삼성차 부채 처리를 위해 상장을 추진하면서 우리사주 조합원 7000여명에게 1인당 평균 1800주씩 1280만주를 배정했다.
그대로 갖고 있다면 1인당 평균 90만원을 투자해 2억 가까이를 손에 쥐게 된 것이다. 현재 우리사주조합은 작년 말 기준 552만2760주(2.76%)를 보유하고 있다.
한익재기자 ij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