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상장] 삼성생명 '공모잔치' 거~ 군침도네
올해 증시 최대 이벤트인 삼성생명 공모주 청약이 3,4일 이틀 동안 진행된다. 지난해 11월 상장 발표 이후 반 년 만이다. 처음 상장을 추진했던 2000년부터 따지면 꼭 10년 만이다.

오래 걸린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이 많고 기대도 크다. 주부들 계모임은 물론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모이기만 하면 삼성생명 청약 얘기가 빠지지 않을 정도다.

증시 역사상 이번 삼성생명만큼 큰 대규모 공모주는 없었다. 전체 공모 규모는 4조8881억원에 달하며 이 가운데 일반투자자에 배정되는 규모만 9776억원(20%)이다.

삼성그룹의 대표 금융주이자 국내 생명보험사 1위 업체라는 점도 관심을 끄는 이유다. 삼성생명의 시가총액은 상장 후 22조원 수준에 달하며 단숨에 5위권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당 공모가는 11만원으로 정해졌다. 회사가 희망한 가격의 하단에도 미치지 못했던 대한생명 공모가와는 달리 삼성생명은 밴드(9만~11만5000원) 상단에서 결정된 것이다.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이 삼성생명 공모주를 받기 위해 '1등 프리미엄'을 얹어 줬다는 얘기다.

일반투자자들은 청약 목전에도 바쁘게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공모가가 높게 결정됐다는 것은 그만큼 기대 수익이 낮아졌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공모가가 9만원대에만 결정됐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아쉬움 섞인 얘기도 자주 나온다.

하지만 기대 수익이 애초보다 낮아졌어도 여전히 매력적인 청약 기회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상장 이후 단기적으로 공모가를 밑돌 가능성이 낮아 안정적 기회라는 것이다. 박윤영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모가가 내재가치(EV) 대비 1.3배 수준에서 결정됐다"며 "상장 이후 주가는 EV 대비 1.5배 수준인 12만5000원까지 오를 수 있어 13%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장기적으로도 주가가 안정적인 상승을 보일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대부분 기관들이 자발적으로 보호예수를 신청한 데다 9월엔 코스피200 특례 편입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고 11월부터는 삼성생명 주관증권사 계열 운용사들의 편입 제한이 풀린다.

삼성생명 공모 청약의 최대 이점은 규모가 큰 만큼 손에 쥐는 주식수가 많다는 것이다. 청약 경쟁률이 1000 대 1에 육박해 청약에 참여해도 10주 남짓 밖에 받지 못하는 여느 코스닥 공모주와는 구별된다.

한 증권사 IPO(기업공개) 담당자는 "과거 초대어급들은 상장 직후 투자자들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안겨줬다 "며 "삼성생명을 시작으로 이어지는 만도 또는 스팩(SPAC · 기업인수목적회사) 등의 청약도 잇따라 노려볼 만 하다"고 조언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