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동수 금융위원장(사진)은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일정과 관련,"연말을 넘어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진 위원장은 28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6월까지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을 결정해 집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는데 꽤 오래 걸리는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진 위원장의 발언은 6월 중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을 확정한 뒤 연말까지 민영화를 완료한다는 당초 계획이 상당 기간 늦춰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그는 "규모와 경쟁력 중에 하나를 선택한다면 경쟁력이 우선돼야 한다"며 이른바 '메가뱅크론'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진 위원장은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의 예를 들면서 "두 회사는 규모가 커서 경쟁력이 생긴 게 아니라 경쟁력이 있으니까 커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조업과 달리 금융산업은 단기간에 대형화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외환위기 이후 (정부가 메가뱅크에 대한) 그림을 많이 그렸지만 시장수요가 따라주지 않았다"며 "살 사람이 없으면 실현되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위는 현재 공적자금관리위원회를 통해 분산 매각,합병,자회사 분리 매각 등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별 장단점을 다각적으로 분석 중이다.

진 위원장은 최근 저축은행의 건전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적자금을 조성하자는 주장이 제기된 데 대해선 "외환위기 같은 상황이라면 공적자금을 조성해 정리하면 되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진 위원장은 "(저축은행 건전성 악화는) 부동산 경기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지금 우리의 자원범위 안에서 연착륙시키면서 경제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금융위나 금감원에 주어진 긴급한 숙제"라고 말했다. 대형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등 감독을 빡빡하게 가져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