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5채…도시형 생활주택 '싹쓸이 행렬'
서울 강남 105㎡(30평형) 아파트를 팔아 10억원을 현금화한 김모씨(60)는 관악구 신림동 신대방3거리 인근에 지어지는 도시형 생활주택 '아데나534'를 분양받았다. 28일 이뤄진 동호수 추첨에서 청약한 12채 중 8채가 배정됐다. 김씨는 "최근 직장을 그만두고 노후대책을 찾다 임대사업용으로 도시형 생활주택을 청약했다"며 "복권에 당첨된 것처럼 기쁘다"고 말했다.

◆도시형 생활주택에 몰리는 투자자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서울시 도시형 생활주택 1호로 한원건설이 짓고 있는 아데나534는 지난 22,23일 이틀간의 청약에서 3.5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공급물량 149채에 청약물량은 517채에 달했다. 정남훈 분양사무소장은 "사업성 검토 때 예상했던 2 대1을 뛰어 넘어 놀랐다"며 "부동산 틈새상품으로 도시형 생활주택이 부각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데나534 청약에는 많은 물량을 청약하는 투자자들이 눈에 띄었다. 평균 신청물량이 5채 수준이었고 10채 이상을 신청한 투자자도 많았다. 80채로 공급이 가장 많은 26㎡A형의 경우 59명이 347채를 신청했다. 정 소장은 "월세 주택 수요가 많은 인근 구로디지털단지 근무자와 서울대 학생 등을 대상으로 임대 사업을 하려는 투자자들이 주류를 이뤘다"고 전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아데나534를 비롯,서울에서 도시형 생활주택이 추진되는 곳은 총 122개 지역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상당수는 국민주택기금 지원 등 국토해양부의 활성화 대책에 힘입어 사업 속도를 높이고 있어 도시형 생활주택 공급도 붐을 이룰 전망이다.

◆연 수익률 8%,틈새상품으로 부상

도시형 생활주택은 청약통장 없이도 청약금 100만원만 내면 물량 제한을 받지 않고 인터넷으로 신청할 수 있다. 당첨이 되더라도 무주택자로 인정받아 향후 청약통장을 사용하는 데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이점도 있다. 도시형 생활주택 전문업체인 수목건축의 서용식 대표는 "청약상의 이점과 중소형 주택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에 비춰 도시형 생활주택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갤러리아팰리스 지점장은 "시장 침체로 부동산 상품에 대한 관망세가 두드러지고 있지만 월세를 받을 수 있는 소형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투자는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도시형 생활주택을 사들이면 임대료 등을 통해 연 8%대의 수익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아데나534는 4개 유형(25㎡,26A · B · C ㎡) 모두 분양가가 1억4900만원이다. 이 중 주택담보인정비율(LTV,감정가의 60% 이내)을 적용 받아 대출이 가능한 금액은 최대 7000만원이다. 6900만원(임대보증금 1000만원 제외)만 있으면 투자가 가능한 셈이다. 시행사가 은행 측과 협의한 집단대출 이자율(연리 4.7%)을 적용하면 연간 329만원(월 27만4167원)의 이자를 내야한다. 인근지역 전 · 월세 수준(보증금 1000만원,월 70만원)을 감안하면 연간 수익은 840만원으로,이자를 내고 511만원이 남는다. 연간 수익률은 7.4%다. 실제 투자금액을 높여 이자를 줄이면 수익률은 이보다 훨씬 높아진다.

아데나534 인근의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비슷한 규모의 신림동 지역 오피스텔이 1억8000만원 선에 거래돼 시세차익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