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름보다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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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는데 요즘 기업들의 변화는 강산보다 훨씬 빠릅니다. 10년이면 핵심 사업 자체가 바뀌는 경우도 많은데요. 문제는 바꾸지 않은 이름입니다. 박성태 기자입니다.
기자> 대표적인 기업은 제일모직입니다. 제일모직이 빈폴이나 갤럭시 등 옷만 만든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지난해 매출 4조3천억원중에 패션 관련 비중은 27%밖에 되지 않습니다. 가전제품 재료가 되는 합성수지를 만드는 화학, 반도체와 LCD 관련 재료가 전체의 70%가 넘습니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회사 이름을 바꾸는 것을 진지하게 검토했지만 그냥 쓰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브라운관에서 PDP로, 이젠 다시 2차 전지로 핵심사업이 10년동안 3번이 바뀐 삼성SDI는 아예 이름 바꾸는 것을 포기했습니다. SDI에 D는 원래 디스플레이를 뜻했지만 지금은 아무 뜻이 없다고 말합니다. 그냥 고유명사, 그냥 삼성SDI로 알아주기를 원합니다.
원래 전자의 ‘전’, 그리고 ‘기계’의 ‘기’를 따온 삼성전기. 핵심 사업은 MLCC와 PCB, 카메라 모듈 등 첨단 전자 부품들입니다. 하지만 이름만 보면 무슨 전력회사로 아는 사람이 많습니다. 회사내에서는 이름을 바꾸자는 목소리가 높지만 아직 고민만 하고 있습니다.
삼성에버랜드도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테마파크 등 레저 사업은 전체의 20%밖에 안됩니다. 오히려 식자재 산업, 에너지 관리와 자산 관리 서비스가 더 많습니다. 원래 회사 이름은 중앙개발이었지만 10여년전에 테마파크 이름을 따 회사 이름을 바꿨습니다.
회사 이름이 핵심 사업과는 어울리지 않지만 이들 업체들은 그냥 놔두기로 했습니다. 바꾸는 비용도 문제지만 언제 또 핵심사업이 바뀔 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간혹 직원을 채용할 때 오해도 있지만 제일모직 관계자는 “오히려 알만한 사람만 오기 때문에 좋은 점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건희 회장은 10년이면 삼성의 주력 제품이 모두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름이 아니라 주력 제품이 뭘로 바뀌든 경쟁력을 가지는 것입니다. WOW-TV NEWS 박성태 기자입니다.
박성태기자 st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