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재건축 매물…고덕주공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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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담금 폭탄 줄여주겠다"
6단지 시공사 선정 앞두고 두산·대우, 무상지분율 파격 제안
"가격 경쟁력 있다" 매물 회수
6단지 시공사 선정 앞두고 두산·대우, 무상지분율 파격 제안
"가격 경쟁력 있다" 매물 회수
'추가 분담금 폭탄'으로 아파트 재건축 사업에 차질이 예상되면서 건설업체들이 무상지분율을 높게 제시하고 있다. 돈을 내지 않고 새 아파트로 면적을 늘려갈 수 있는 비율인 무상지분율을 상향 조정해 사업성을 높이면 재건축 공사를 수주하기 쉬워진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이들 단지보다 낮은 무상지분율을 제시받은 다른 단지들은 조합원,조합,시공사들 사이에 내분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무상지분율에 휘둘리는 재건축
26일 건설업계 및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9개 단지,2만여채의 재건축을 추진 중인 서울 강동구 고덕지구에서 무상지분율을 둘러싸고 단지마다 갈등이 커지고 있다.
다음 달 15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여는 고덕주공6단지의 경우 모두 4개 건설사가 참여했다. 이 중 두산건설은 가장 높은 174%의 무상지분율을 제시했고,대우건설도 162%대의 지분율을 내놨다. 이는 인근 고덕주공2단지에서 지난 17일 제시된 무상지분율 137%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2단지보다 높은 무상지분율이 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하락세를 지속하던 6단지 아파트 가격은 강보합으로 돌아섰다. 6단지 59㎡형(18평형)의 경우 5억4000만원에서 5억6000만원 선으로 호가가 올랐다. 1주일 전 6억9000만원에 거래됐던 6단지 79㎡형(24평형)도 최저 호가가 7억2000만원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
서문경 아침공인 사장은 "170%대 무상지분율이 적용되면 현재 5억6000만원을 호가하는 59㎡형 소유자가 큰 부담 없이 112㎡(34평형)에 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호가가 올랐다"고 말했다. 인근 나라공인 관계자는 "가격을 흥정하기 위해 전화를 걸면 집주인들이 '더 지켜보겠다'며 협의에 나서지 않아 거래를 성사시키기 어렵다"고 말했다.
6단지가 좋은 조건의 무상지분율을 제시받자 오는 6월 중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인 고덕주공5단지와 고덕주공7단지 아파트도 기대감으로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5단지 59㎡형 가격은 5억4000만원에서 5억6000만원 선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이들 단지도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투자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는 인식이 강해 호가만 올랐을 뿐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 전언이다.
◆확산되는 조합원 내분
낮은 무상지분율을 제시받았거나 2002년 이전에 시공사를 선정해 무상지분율 상향 조정을 기대하기 어려운 인근 단지들은 가격 침체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D공인 관계자는 "2단지 외에도 고덕주공3단지 고덕시영 등 과거에 시공사를 선정한 단지들이 같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며 "1주일 새 호가가 2000만원 정도 하락한 상태에서 게걸음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6단지의 높은 무상지분율은 2주 앞서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인 2단지에 충격을 주고 있다. 조합원들은 6단지 등과 대지지분 등에 큰 차이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턱없이 낮은 무상지분율을 제시받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5월1일 예정된 시공사 선정을 무산시키기 위해 일부 조합원들이 조직적으로 홍보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2001~2002년 사이에 시공사를 선정했던 고덕시영 고덕주공3단지 등의 조합원들도 긴장하기는 마찬가지다. 무상지분율을 둘러싼 건설사 간 경쟁이 없어 2단지 수준의 무상지분율밖에 받을 수 없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근 D중개업소 관계자는 "완전경쟁이 벌어진 곳에선 높은 무상지분율이 나온 반면 입찰 참여가 제한된 곳에선 낮은 무상지분율이 나왔다"며 "시공사 선정 총회가 무산되거나 법정 다툼이 벌어지는 등의 혼란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