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더링 요금제 8개월 한시 운영 방통위와 갈등

국내 최대 통신사업자인 KT가 요금제와 관련해 이런 저런 잡음을 내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KT가 최근 저렴한 무선인터넷 요금제라며 대대적으로 홍보를 했던 ‘테더링 요금제’가 실제로는 8개월 한시상품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테더링은 스마트폰이 일종의 무선모뎀이 돼 이를 노트북, 전자책 등에 연결해 인터넷에 접속하는 기술이다. 테더링 은 기존에도 제공되고 있었지만 1MB 당 2600원에 달하는 비싼 요금으로 사용자가 거의 없어 유명무실한 서비스였다.

KT는 새롭게 제공되는 테더링 요금제를 통해 휴대폰에서 남는 무선인터넷을 활용, 인터넷을 쓸 수 있도록 하고 용량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1MB 당 51.2원만 부과하는 저렴한 요금으로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주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테더링 요금제가 4월이 되도록 시행되지 못하고 차일피일 연기되자 일각에서는 방송통신위원회가 KT의 테더링 서비스를 허용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됐다.

방통위는 이에 “실제로는 KT가 테더링 관련 요금신고서를 접수하지 않고 있어 지연되는 것”이라며 적극 해명에 나섰다.

즉 KT가 당초 테더링 신청서를 방통위에 접수하면서 이를 올해 연말까지만 한시적으로 운영하겠다고 하자 방통위는 소비자가 해당 내용을 알 수 있도록 수정해 다시 접수하라고 요청했다는 것. KT는 그러나 아직까지 수정 신청서를 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KT는 지난 3월 테더링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기자간담회를 열었을 당시에도 8개월 한시 상품이라는 언급은 전혀 하지 않았다.

KT 관계자는 이에 대해 “8개월 동안 운영한다는 것은 이후 서비스를 중단한다는 것이 아니라 8개월 이후 소비자의 의견을 들어보고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겠다는 의미”라며 “방통위에 정식 신고서를 접수한 것이 아니라 약관변경에 대한 부분을 설명하고 서로 의견을 나누는 단계였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몇 개월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다른 회사에서는 제공하지 않는 테더링 요금제를 KT만이 지원한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KT는 앞서 초당요금제와 관련해서도 한 차례 도마 위에 올랐다. SK텔레콤이 3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초당요금제는 통화 단위 1초당 요금을 부과해 통신사의 낙전수입을 없애고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요금절감혜택을 주는 제도.

KT와 LG텔레콤은 이를 시행하지 않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왔다. 이런 가운데 KT가 초당요금제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자료를 일선 대리점에 배포한 것이다.

KT는 자료에서 무료통화 가입자는 초당요금제로 인한 효과가 없고, 초당요금 도입으로 오히려 요금이 더 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 경쟁사의 월평균 가입자 통화요금이 6000원 가량 더 높다고 말했다. 초당요금제 도입을 이 통사에 권장해온 방통위가 자료를 입수, 내용을 지적하고 나서자 KT는 황급히 이를 거둬들여 폐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