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크 리히터 미래경영전략연구소 회장(사진)은 주제발표에서"새로운 경제질서와 패러다임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다극화된 세계 경제의 구조를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세계 기업의 아웃소싱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의 성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리히터 회장은 "골드만삭스가 미국 금융감독당국에 의해 사기 혐의로 피소된 것처럼 최근 들어 금융위기의 책임론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며 "하지만 이제는 누군가를 비난하는 일을 그만두고 새로운 경제질서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과 인도가 세계의 공장에서 벗어나 글로벌 경제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내다봤다. 리히터 회장은 "과거에는 간단한 기술로도 만들 수 있는 부품 정도만 아웃소싱한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제품의 가장 핵심적인 연구 · 개발(R&D) 기술도 신흥국에서 조달한다"며 "시장 규모만 내세우던 이들 나라가 기술력에서도 선두권에 들기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 같은 신흥국들의 급속한 성장에 대해 선진국들이 두려움을 갖고 있는 만큼 앞으로 국가 간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리히터 회장은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들은 브릭스를 비롯한 신흥국들에 경제패권이 넘어가는 것을 우려 섞인 눈길로 지켜보고 있다"며 "군사패권이든 경제패권이든 주도권이 옮겨가는 과정에서는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고 보호주의가 그런 갈등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강경민 기자 kk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