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로레나 오초아(29 · 멕시코)가 21일(한국시간) 갑작스런 은퇴선언을 하면서 미국LPGA투어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오초아는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은퇴 배경을 설명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골프 여제'를 잃은 투어의 위상이 지금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LPGA투어는 최근 경기침체로 스폰서가 떨어져나가고,대회가 축소되면서 내리막 길을 걷고 있었다.

더욱이 다른 나라 선수들이 우승을 독점하다시피 하면서 미국에서 인기가 급격히 내려가고 있다. 미국 팬들은 그나마 인접한 나라 출신의 오초아가 랭킹 1위를 유지,아쉬움을 달래왔으나 오초아가 대회에 나오지 않게 되면 한국 일본 대만 스웨덴 영국 등지의 선수들이 판을 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되면 미국LPGA투어의 인기는 더 하락할 게 뻔하다는 것이다.

1인자가 떠난 자리를 누가 메울 것인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현재 신지애,청야니,수잔 페테르센,미야자토 아이가 랭킹 2~5위를 달리고 있는데 포인트 차이가 아주 작다.

매 대회 성적에 따라 랭킹 1위의 주인공이 바뀔 공산이 크다. 최근 몇 년간 아니카 소렌스탐-오초아가 '여왕' 자리를 지켜왔지만,미국LPGA투어는 이제 절대강자가 없는 춘추전국시대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팬들은 지난해 오초아를 제치고 투어 상금왕을 차지한 신지애(22 · 미래에셋)가 '넘버 1'이 되기를 바란다. AP통신도 "지난 시즌 오초아와 올해의 선수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신지애와 올해 나비스코챔피언십 우승자 청야니가 오초아의 빈 자리를 메울 후보"라고 전망했다.

그런가 하면 아니카 소렌스탐은 몇 년 전 "청야니가 오초아의 자리를 꿰찰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청야니는 투어통산 3승을 기록 중인데 그 가운데 2승이 메이저타이틀이다. 미야자토도 지난해 투어 첫 승을 올린데 이어 올시즌 개막전과 두번째 대회에서 연달아 우승하며 성가를 높이고 있다. 미국 골프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재미교포 미셸 위(21 · 나이키골프)에 기대를 거는 사람도 있으나 들쭉날쭉한 성적이 변수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