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코스피 전기전자업종은 2% 후반대의 상승세를 보이며, 주도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국내 IT업체들의 호실적 발표가 증시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전망했다.
◆외인·기관 IT株 쌍끌이 매수…'실적기대'
IT주들이 외국인과 기관의 '러브콜'에 힘입어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
오후 1시53분 현재 코스피 전기전자업종지수는 전날보다 2.74% 올라 전업종지수 중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 중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839억원, 620원을 순매수 중이다.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전날보다 2만2000원(2.66%) 오른 85만원에 거래되고 있는 것을 비롯, 내일(22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도 각각 4.63%, 2.61%의 상승세다.
LG이노텍(5.59%) 삼성전기(4.00%) 삼성SDI(1.39%) 삼성테크윈(1.29%) LG전자(1.23%) 등 다른 대형IT주들의 주가도 모두 우상향이다.
이승우 신영증권 IT팀장은 "애플의 호실적 발표로 국내 IT업체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며 "최근 골드만삭스 사태 등으로 인한 조정으로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매력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IT업체들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IT기업들의 호실적 발표는 증시에 큰 힘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은 20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지난 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90% 증가한 30억7000만달러(주당 3.33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주당 2.46달러를 크게 웃돈 것이다. 이에 따라 애플은 시간외 거래에서 8.3% 급등했다.
◆삼성電 이어 하이닉스·LGD도 '굿'
삼성전자의 잠정실적 발표에 이어 22일 지난 1분기 실적을 내놓는 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에 대한 시장의 기대도 높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하이닉스 올1분기 영업이익 평균 전망치는 7700억원으로 세 달전인 5270억원보다 46.11% 증가했다. LG디스플레이도 5056억원에서 6283억원으로 24.26% 상향조정됐다.
반도체와 LCD(액정표시장치)패널 가격이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강세흐름을 지속해 기대치가 높아진 것이다. 앞으로의 전망 역시 밝다는 분석이다.
이가근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IT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로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애플 아이폰은 알려진 것처럼 낸드플래시메모리와 D램 수요를 증가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이 연구원은 "애플이 IT산업의 하드웨어 영역에서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은 미미하지만, 전체적인 산업의 변화에는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같은 산업의 변화는 메모리반도체 수요를 늘리고 있어 하이닉스와 같은 반도체업체에게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윤혁진 신영증권 연구원은 "2분기 패널가격 하락은 5% 미만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며 3분기에도 타이트(tight)한 부품 수급과 수요호조로 LG디스플레이의 호실적이 예상된다"며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7600억원, 3분기는 8650억원으로 2010년 사상최대 실적을 이끌 것"으로 예상했다.
오는 23일 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기, 다음 주 예정인 삼성SDI LG전자 LG이노텍 등에 대한 평가도 좋다.
권성률 하나대투증권 IT팀장은 "TV 반도체 LCD PC 등 전방산업이 호조를 보이면서 대부분 전기전자 업종의 1분기 실적은 양호할 것"이라며 "전기전자 업종은 2분기,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모멘텀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TV 휴대폰 PC 등 주요 IT기기의 시장 규모가 증가하고 고급화되면서, 제품당 부품 소요량과 구성이 좋아질 것이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권 팀장은 삼성전기 삼성SDI LG전자 LG이노텍 삼성테크윈 등 5개 종목의 연결 영업이익이 1분기 7163억원에서 2분기 1조700억원, 3분기 1조2213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추정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