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미늄 도매가격이 강세다. 국제 거래가격이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 국내외 경기회복과 맞물려 반도체 LCD(액정표시장치) 등의 설비투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서울 가산동 등 알루미늄 업계에 따르면 알루미늄 주요 제품의 도매가격이 최근 3% 안팎인 130원씩 일제히 상승했다. 이에 따라 알루미늄 1000 · 3000계열 도매가격은 ㎏당 3800~3900원,5000계열은 4400~4600원,6000계열은 5300~5500원으로 올랐다. 올 들어 1000 · 3000계열은 6.9%,5000계열은 5.9%,6000계열은 4.9% 상승한 것이다.

알루미늄 합금번호가 높을수록 제품 강도가 높아지는데,1000계열은 가정용품 반사판 배전용,3000계열은 건축기자재,5000계열은 장식용 소재,6000계열은 새시와 반도체 설비시설 등의 용도로 많이 쓰인다.

알루미늄 도매상들은 내달 추가적인 가격 인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한 도매업체 관계자는 "다음 달 ㎏당 평균 가격 인상폭은 100~170원 수준이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라고 말했다.

특히 내달 가격 인상 때 알루미늄 6000계열은 다른 제품보다 50~100원씩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 도매상은 "삼성전자 등 대기업들이 LCD 설비투자에 나서면서 디스플레이나 반도체 시설용으로 사용되는 알루미늄 6000계열은 재고물량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알루미늄 가격이 이처럼 오르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국제 알루미늄 거래가가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알루미늄은 t당 2447.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한 달 전(2213.5달러)에 비해 9.5%,본격적인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작년 1월(1492달러)에 비해서는 39% 오른 것이다.

손양림 코리아PDS 연구원은 "대표적인 알루미늄 수출국인 베네수엘라에 가뭄이 들어 전력 부족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가 계속되고 있는 데다 미국 알루미늄 생산업체인 알코아가 이탈리아에서 운영하던 제련소 가동을 중단하면서 가격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세계 최대 알루미늄 업체인 러시아 UC루살(Rusal)이 최근 알루미늄 가격을 토대로 한 상장지수펀드(ETF)를 준비 중이라는 소식도 가격 상승 요인이라고 손 연구원은 덧붙였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