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한국 증시는 대외변수 영향과 가격 부담으로 숨고르기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코스피 지수는 주간 수익률 기준으로 10주 연속 상승했다. 이에 따른 가격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SEC(증권거래위원회)의 골드만삭스 기소 파장,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에 따른 유럽 항공대란 등의 대외변수로 단기적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증권업계에서는 골드만삭스 기소의 악영향이 한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겠지만, 외국인이 한국 주식에 대한 매수 강도를 조절할 가능성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기관의 시장대응력이 높아지면 우량 중소형주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전략도 제기됐다.

SEC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를 사기혐의로 기소했다. 상품 설계의 기초가 되는 주택 모기지자산 내역에 비춰 가격 하락이 예상되는 파생상품을 팔아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끼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16일 미국 증시는 금융주를 중심으로 약세를 보였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5.91포인트(1.13%) 하락한 1만1018.66에 장을 마감했다. S&P 500 지수는 19.54포인트(1.61%) 내린 1192.13을, 나스닥 종합지수의 경우 34.43포인트(1.37%) 하락한 2481.26을 각각 기록했다.

◆ 동양證 "코스피 단기조정…중장기 상승추세는 유지"

동양종금증권은 대외변수의 영향으로 코스피 지수가 단기 조정을 받을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상승추세는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증권사 이재만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 미국 기업의 깜짝 실적 이후 차익실현 욕구 강화와 금융기관에 대한 규제강화 위험, 중국의 부동산과열 억제를 위한 추가적인 규제강화 등에 따른 코스피 지수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코스피 지수의 상승추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증시의 과열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 중 하나인 52주 신고가 종목 수가 최근 상승에도 불구하고 이전 고점에 비해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급격한 가격조정 가능성이 낮다는 설명이다.

또한 한국증시의 경기모멘텀·기업이익·위험지표 개선이 지속되고 있어, 코스피 지수 상승추세 유지에 대한 신뢰도를 한층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지수를 기준으로 19개 신흥국가 증시 시가총액은 글로벌 금융위기 고점의 91%까지 회복했지만, 한국은 80% 수준에 불과하다"며 "반면 한국의 12개월 예상 EPS(주당순이익)는 글로벌 금융위기 고점의 110%(신흥국가 평균 83%)에 육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현대證 "골드만삭스 피소, 국내증시 영향 제한적"

현대증권은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 삭스의 피소와 관련한 국내증시 영향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16일 미국 최대 투자은행인 골드만 삭스를 사기혐의로 기소했다.

미 SEC가 골드만삭스를 사기 혐의로 제소한 것은 상품 설계의 기초가 되는 주택 모기지자산 내역에 비춰 가격 하락이 예상되는 파생상품을 팔아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끼쳤다고 판단해서다.

이상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투자가들의 관심대상은 골드만 삭스의 위법 여부 보다는 SEC가 골드만 삭스를 기소한 의도와 배경"이라며 "그 해답은 미국이 G20 재무장관 회담에서 금융규제안 도출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려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미국 내 금융규제안 반대론자에게는 금융위기 당시 투자은행의 파생상품 생성 및 투자의 폐해에 대해 다시 한번 상기시키면서 입지를 좁게 만드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분석했다. 동시에 G20 재무장관회담에 참여하는 해당국가에게는 미 당국이 금융규제를 선도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지난 1월 14일 미 오바마 대통령은 구제금융 수수료 징구방안의 글로벌 합의 도출에 노력한 바 있다"면서 "다만 이번 G20 재무장관회담에서는 원론적 합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번 골드만 삭스 피소건이 국내증시에 참여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에 미치는 영향이다. 실제 지난 1월 21일 미 오바마 대통령의 미 금융기관 투자규제안(일명 '볼커 룰') 발표 이후 4거래일 동안 외국인 투자가들은 국내증시에서 1조1000억원 정도의 주식을 매도한 바 있다.

이 연구원은 "'볼커 룰' 발표는 구체적인 은행 규제안에 대한 최초 제시였던 반면 이번 골드만 삭스 피소는 규제안 통과 가속화를 위안 연장선에서 해석할 수 있어 충격이 당시에 비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또 "은행업종에 대한 영향도 크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은행들은 미국은행과 비교하여 부채 가운데 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거래세 부과 대상 부채비율이 높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 이트레이드證 "펀드환매 우려 약화…옐로우칩 주목"

이트레이드증권은 펀드환매 우려가 점차 약화되는 등 수급상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은행규제 움직임을 감안해 단기적으로 대형주 보다는 중소형 옐로우칩에 집중할 것을 권고했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과거 주식형펀드는 코스피 20개월 이동평균선과 동행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 지수가 지난 1분기를 거치면서 상승 반전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2004년 초반 이후 코스피 20개월 이동평균선이 상승하면서 시장은 대세상승기에 접어들었고 주식형펀드도 급격히 성장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민 팀장은 "시중자금의 단기부동화도 증시에는 기회요인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부동산은 거품우려가 높고 인구구성의 변화 부담도 있어 시중자금을 흡수하기 어렵고, 은행권도 2월로 고금리 특판이 마무리되면서 매력적인 상품을 찾기 힘들어 주식시장에 대한 시중자금의 관심이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내외 경제지표도 좋아지고 실적시즌 역시 기대를 충족시키는 내용이 발표되고 있는 만큼 펀드환매에 대한 지나친 우려보다는 주식시장에 시중자금의 관심이 증가하고 펀드환매는 감소할 가능성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골드만삭스 파장 등으로 외국인은 매수강도를 조절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때 펀드환매가 점차 줄어들고 기관의 시장대응력이 높아지면 수익률 측면에서 주목해야 할 대상은 재평가가 가능한 엘로우칩일 것"이라고 말했다.

◆ 신한금융 "반도체·조선↑, 철강·자동차↓"

신한금융투자는 반도체와 조선주는 매수관점을 유지하되 철강과 자동차는 비중축소 시점이라고 밝혔다.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환율 급락과 대규모 펀드환매 등 증시 부담요인들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면서 "견조한 글로벌 경기회복세를 바탕으로 국내증시는 추가상승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시장 방향성을 추가 상승에 맞추되 수출주(株)에 대한 투자전략 재편과 원화강세 수혜주에 대한 관심을 높일 것을 주문했다.

김 연구원은 "원화환율의 단기적인 반등세에도 불구하고 원화강세 기조가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을 감안하면 수출주에 대한 대응은 향후 업황 호조세의 지속 여부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주 수출주에 대한 시장대응은 반도체주 및 수주모멘텀 강화와 저가메리트를 보유하고 있는 조선주에 대한 매수관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면서 "다만 수익성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철강 및 자동차주에 대해서는 비중축소를 권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적인 원화강세 기조의 정착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해운이나 항공 유화 등 원화강세 수혜주에 대한 분할매수 대응도 유리한 국면"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