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금융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도입하는 문제를 놓고 실효성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19일 초년 의사가 진료 윤리를 다짐하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하듯이 은행 등 금융회사에 처음 들어갈 때 윤리 선서를 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베네딕트 수도원 지도자인 원로목사 크리스토퍼 제미슨이 처음 내놓은 이 아이디어에 따라 런던 금융가를 관장하는'시티' 관계자들과 보수당 의원 및 총선을 앞두고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는 자유민주당의 재무통 빈스 케이블 등으로 8인 위원회가 설립됐다. 위원회는 이미 지난 2월과 3월 공청회를 갖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골드만삭스를 사기 혐의로 기소함에 따라 윤리 선서 채택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으나 일각에서 '과연 실효성이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견해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 문제에 대해 영국은행가협회(BBA) 대변인은 "오로지 윤리 문제 때문에 금융위기가 터졌다는 지적에 공감할 수 없다"면서 "윤리와 보상 문제는 (금융위기 원인의) 작은 한 부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종교와 윤리 문제 전문 싱크탱크인 에클레시아 관계자는 "윤리 선서는 일반 대중과 금융인 간 신뢰를 회복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디언은 앞서 열린 공청회에서도 위원들과 스티븐 헤스터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최고경영자(CEO) 및 스티븐 그린 HSBC 회장 간에 치열한 공방이 있었다고 전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