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부모들이 아이에게 조그만 게임기를 사주며 같이 놀아주는 것을 대신하는데 이럴 경우 가성근시에 걸리기 쉽다. 가까이 있는 작은 글씨나 그림을 볼 때 눈은 눈동자 주변의 조절근이 다시 원래대로 풀리지 않아 수정체의 초점이 가까운데 맞춰지게 되고 이에 따라 먼 곳이 잘 보이지 않는 가성근시가 초래될 수 있다.

이때 안경점에서 자동굴절검사기로 검사하면 근시로 판정돼 정상안인데도 안경을 맞춰야 하는 실수를 범하게 된다. 이런 경우엔 안과전문의가 판단해서 눈에 조절마비제 안약을 넣고 30분 정도 기다려서 굴절검사를 하는 게 원칙이다. 그 결과 정상이거나 미미한 근시로 나온다면 가성근시이다. 안경을 착용하지 않는 대신 2~3개월간 책보는 습관을 고치거나 조절마비제 안약을 넣으면 가성근시가 교정될 수 있다. 어린이는 12세까지 안구의 조절능력이 매우 커서 안경 없이도 교정이 가능하다.

게임기는 동영상인 데다 아이들이 엎드리거나 누워서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절근을 과도하게 쓰게 되고 진짜 근시를 앞당길 수 있다. 따라서 게임기는 적당한 조명 아래서 눈에 너무 가까이 대지 않고 보는 게 좋으며 30~40분 사용한 뒤 10~20분은 쉬어야 한다.

근시 치료의 하나로 일부 안과에서 밤에는 각막을 눌러주고 아침부터 저녁까지는 벗고 지내는 '드림렌즈'를 처방하는데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다. 드림렌즈가 근본적으로 근시진행을 억제하지 못하며 렌즈를 벗고 몇 주가 지나면 다시 근시로 돌아갈 수 있다.

진경현 경희의료원 안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