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Z 도서팩'과 관련한 통합LG텔레콤과 예스24 간의 분쟁이 법정싸움으로 번졌다.

15일 예스24는 LG텔레콤을 상대로 'OZ 도서팩'과 관련된 손실액 4억5000만원을 청구하는 손해배상소송을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또한 공정거래위원회에도 불공정거래행위로 제소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LG텔레콤 측도 예스24에 대해 4억원 이상의 손해배상청구 등 맞소송을 할 계획이다.

분쟁의 발단은 지난해 4월 계약을 체결하고 7월 시작된 OZ 도서팩 서비스. OZ 도서팩 서비스는 OZ 가입자가 추가로 4000원을 부담하면 예스24 사이트에서 1만원 상당의 도서를 구입할 수 있는 쿠폰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하지만 도서팩 서비스의 쿠폰 사용률이 예상치보다 높자 예스24는 LG텔레콤에 손실을 보전해달라고 요구했고, LG텔레콤과 협의에 이르지 못해 지난 3월8일자로 서비스를 중단하고 계약을 해지했다.

예스24측은 쿠폰 사용률이 당초 LG텔레콤에서 예상한 30% 보다 많은 60%대에 달함으로써 손실이 크게 늘어났다고 주장한다. 예스24측이 추정한 손실액은 4억5000만원.

김진수 예스24 대표는 "오즈 도서팩 서비스를 지속할 경우 약 10억원 이상의 손실이 추정됐다"며 "단독으로 감수할 경우 원활한 서비스 지속이 힘들 것으로 판단해 사전에 재차 협상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거듭된 협상 노력에도 불구하고 LG텔레콤 측은 조직 통합을 이유로 소극적으로 임했고 제휴사의 손실 누적과 상관없이 원론적 태도로 임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LG텔레콤 역시 예스24의 일방적인 계약 해지로 인해 OZ 도서팩 가입자 2만명에게 총 4억원에 달하는 무료통화권을 지급했다며 갑작스러운 서비스 중단으로 인한 손실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LG텔레콤측은 "오히려 손해배상청구를 해야 할 쪽은 우리"라며 "무료통화권 배포로 입은 손해 4억원과 일방적인 계약 해지로 인한 손해 규모를 추가로 추정해 손해배상소송을 청구할 것"이라며 응소 의지를 밝혔다.

LG텔레콤 관계자는 "통합LG텔레콤과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2010년 3월 8일자로 서비스를 중단하고 계약을 파기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행위"라며 "법률적으로 검토해봤을 때 승소 가능성이 확실하다"고 전했다.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금전적 보전'에 대한 부분이다.

LG텔레콤에 따르면 OZ 도서팩에 대한 계약서 상에는 '손실이 있을 경우 LG텔레콤이 프로모션이나 이벤트로 손실을 보전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한다'고 돼 있다.

LG텔레콤은 이에 따라 멤버쉽 할인이나 이벤트, 홍보 등을 통해 손실을 보전해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했는데, 예스24측에서 금전적인 보전만을 요구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예스24측의 주장은 다르다.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이미 금전적 손실 보전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으며, 서비스 시작 이후 예상보다 쿠폰 사용률이 높자 LG텔레콤 측과 이메일 등을 통해 금전으로 보전해주겠다는 협의를 이뤘다는 것이다.

이번 문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분쟁으로까지 확대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예스24의 소송대리인인 박진식 넥스트로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대기업이 중소벤처기업의 영업력을 이용해 마케팅 활동을 벌이면서도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제휴사의 손실에 대해서는 '나 몰라라'하는 입장을 취한 사건"이라며 "대기업의 무책임한 영업 형태에 대해 경종을 울리기 위해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