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기업 소액주주들 '집단 행동'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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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폐 부른 대표 퇴진소송에
담당 회계법인 항의 방문
경영참여 움직임도 꾸준히 늘어
담당 회계법인 항의 방문
경영참여 움직임도 꾸준히 늘어
매년 이맘때면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앞에는 12월 결산법인의 상장폐지로 인한 소액주주들의 항의 집회가 줄을 잇는다.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아구스의 소액주주들은 아예 집회 장소를 500m 떨어진 금융감독원 앞으로 옮겨 잡았다.
소액주주 대표인 조성재씨가 집회 신고를 하기 위해 영등포경찰서에 가 보니 다음 달까지 거래소 앞 집회 일정이 꽉 차 있었기 때문.지난 12일 오후엔 감사의견 거절로 퇴출 위기에 놓인 네오세미테크의 소액주주들이 거래소 이사장 면담을 요구하며 항의방문하는 과정에서 질서유지요원들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소액주주 집단행동 속출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기업의 소액주주들이 집단 행동에 나서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아구스는 지난달 30일 감사의견 거절 사유에 대해 이의신청을 제기했고,오는 20일 이내로 예정된 상장위원회가 퇴출 여부를 판정한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현 대표이사의 170억원 규모 횡령 · 배임이 발생해 상장위원회를 통과한다 하더라도 다시 횡령 · 배임이 회사 존속에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받아야 하는 것이다.
이에 조씨를 비롯한 소액주주 254명은 13일 법원에 현 경영진 해임을 안건으로 하는 주주총회 소집허가 신청을 제기했다. 조씨는 "감사에 필요한 서류를 회계법인에 제공할 경우 횡령사실이 밝혀지니까 회사 임직원이 아예 작정하고 자료를 주지 않아 감사의견 거절이 나온 것"이라며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질 때까지라도 상장폐지가 유예돼야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네오세미테크의 소액주주들은 감사의견 거절을 낸 대주회계법인을 13일 집단 방문했다. 이성수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회사 측에선 회계법인이 자료를 받지 않으려 한다고 하고,회계법인은 회사 측이 자료를 주지 않는다고 해 무엇이 진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회계법인 측으로부터 '교과서적으로 감사했다'는 원론적인 답변밖에 듣지 못했다"며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회사,회계법인,거래소 등을 막론하고 모든 필요한 조치를 찾겠다"고 말했다.
◆소액주주 회계 공부하기도
회계법인의 감사의견이 상장폐지로 이어지다 보니 회계를 공부하는 소액주주도 늘어나고 있다. 상장폐지가 결정돼 지난 12일까지 정리매매가 끝난 모보의 소액주주는 "회사 매출과 순이익 추이를 봤을 때 4분기에 터무니없이 많은 손실이 발생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이번에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회사들의 감사보고서를 모두 입수해 올 한 해 동안 회계공부를 열심히 해볼 작정"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소액주주들의 경영참여 움직임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사들에 대한 위임장 권유건수는 278건으로 2007년 187건,2008년 239건 등에서 지속적으로 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총에서 한계기업의 감자안을 부결하거나 경영진을 교체하는 등의 경우에 소액주주들의 참여가 늘어나고 있다"며 "상장폐지 실질심사제 도입 등으로 소액주주들의 감시활동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위임장 권유는 회사의 경영진이나 주주 등이 다수의 의결권을 확보할 목적으로 주주들에게 의결권 대리행사의 위임을 권유하는 제도다.
노경목/강현우 기자 autonomy@hankyung.com
소액주주 대표인 조성재씨가 집회 신고를 하기 위해 영등포경찰서에 가 보니 다음 달까지 거래소 앞 집회 일정이 꽉 차 있었기 때문.지난 12일 오후엔 감사의견 거절로 퇴출 위기에 놓인 네오세미테크의 소액주주들이 거래소 이사장 면담을 요구하며 항의방문하는 과정에서 질서유지요원들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소액주주 집단행동 속출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기업의 소액주주들이 집단 행동에 나서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아구스는 지난달 30일 감사의견 거절 사유에 대해 이의신청을 제기했고,오는 20일 이내로 예정된 상장위원회가 퇴출 여부를 판정한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현 대표이사의 170억원 규모 횡령 · 배임이 발생해 상장위원회를 통과한다 하더라도 다시 횡령 · 배임이 회사 존속에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받아야 하는 것이다.
이에 조씨를 비롯한 소액주주 254명은 13일 법원에 현 경영진 해임을 안건으로 하는 주주총회 소집허가 신청을 제기했다. 조씨는 "감사에 필요한 서류를 회계법인에 제공할 경우 횡령사실이 밝혀지니까 회사 임직원이 아예 작정하고 자료를 주지 않아 감사의견 거절이 나온 것"이라며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질 때까지라도 상장폐지가 유예돼야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네오세미테크의 소액주주들은 감사의견 거절을 낸 대주회계법인을 13일 집단 방문했다. 이성수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회사 측에선 회계법인이 자료를 받지 않으려 한다고 하고,회계법인은 회사 측이 자료를 주지 않는다고 해 무엇이 진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회계법인 측으로부터 '교과서적으로 감사했다'는 원론적인 답변밖에 듣지 못했다"며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회사,회계법인,거래소 등을 막론하고 모든 필요한 조치를 찾겠다"고 말했다.
◆소액주주 회계 공부하기도
회계법인의 감사의견이 상장폐지로 이어지다 보니 회계를 공부하는 소액주주도 늘어나고 있다. 상장폐지가 결정돼 지난 12일까지 정리매매가 끝난 모보의 소액주주는 "회사 매출과 순이익 추이를 봤을 때 4분기에 터무니없이 많은 손실이 발생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이번에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회사들의 감사보고서를 모두 입수해 올 한 해 동안 회계공부를 열심히 해볼 작정"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소액주주들의 경영참여 움직임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사들에 대한 위임장 권유건수는 278건으로 2007년 187건,2008년 239건 등에서 지속적으로 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총에서 한계기업의 감자안을 부결하거나 경영진을 교체하는 등의 경우에 소액주주들의 참여가 늘어나고 있다"며 "상장폐지 실질심사제 도입 등으로 소액주주들의 감시활동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위임장 권유는 회사의 경영진이나 주주 등이 다수의 의결권을 확보할 목적으로 주주들에게 의결권 대리행사의 위임을 권유하는 제도다.
노경목/강현우 기자 autonomy@hankyung.com